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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비대면 실명확인 '최초' 경쟁 돌입
신한, 내달 2일 해당 기술 도입…KEB하나·기업·우리·국민 등도 기술 개발
2015-11-24 15:42:10 2015-11-24 17:40:15
은행권이 다음달 '비대면 실명확인 인증' 시행을 앞두고 '최초'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안구 홍체를 통한 실명확인과 손정맥 인증, 화상통화 활용 등 생체기술과 IT를 접목한 첨단 기술도 도입을 추진중이다. 이들 기술을 성공적으로 도입하면 추후 해당 기술에 대한 선점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실명확인 인증이 도입되면 금융소비자는 신규계좌 개설, 카드발급 등의 업무를 은행을 직접가지 않고도 할 수 있게 된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달 2일 모바일 은행 '써니뱅크'에 비대면 실명확인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특히 비대면 실명확인 인증 방식에 정맥인증을 국내 최초로 도입할 예정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4월 한국후지쯔를 '바이오 인증 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선정하고 '디지털 키오스크(Digital Kiosk)'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디지털 키오스크는 한국후지쯔의 모회사인 후지쯔가 세계 최초로 손정맥 인증 기능을 탑재해 본인인증이 가능토록 개발한 무인점포다.
 
신한은행은 금융보안원의 보안성 테스트가 마무리되는 대로 해당 비대면 실명확인 인증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어 지문인식 방식도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KEB하나은행은 오는 1월을 목표로 지문, 홍채, 안면인식 등 생체인식 통한 본인확인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KEB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국내 최대 정부출연 연구소인 ETRI는 현재 지문, 홍채, 안면인식 등 생체인증을 활용한 글로벌 표준 사용자 인증기술인 파이도(FIDO, Fast Identity Online)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파이도의 경우 기존 액티브 X와 공인인증서보다 보안성이 뛰어나 기존 인증방식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이 기술을 추후 비대면 실명확인 인증 방식에 적용시킬 계획이다.
 
모바일 전문은행인 '위비뱅크'로 핀테크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하고 있는 우리은행도 생체인식을 통한 비대면 인증방식을 개발 중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2일 5개 핀테크 기업과 '핀테크 사업 협력을 위한 공동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을 체결한 핀테크 기업은 ▲홍채인식을 통한 현금입출금기(ATM) 출금 및 대여금고 인증 기술을 보유한 아이리스아이디 ▲스마트폰 보안 안전영역을 활용한 보안인증인 'TZ OTP'를 개발한 인터페이 ▲문서인증 등 블록체인 기반 금융연계 서비스 개발한 코인플러그 ▲기금·후원형 크라우드펀딩 전문회사인 한컴핀테크 ▲무방문, 무서류, 무담보 모바일대출의 핵심기술인 모바일 데이터 추출기술을 보유한 희남 등이다.
 
우리은행은 이들 핀테크기업과 연계해 위비뱅크 상품에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추후 해당 기술을 비대면 실명확인 인증방식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현재 홍채 전문업체인 이리언스와 제휴를 통해 홍채인식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눈의 각막과 수정체 사이에 있는 홍채 정보를 통한 본인인증 방식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화상전화를 활용한 비대면 실명확인 인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같이 국내은행이 신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실명인증 방식을 잇따라 도입하려는 이유는 해당 기술에 대한 선점효과 때문이다. 저금리 저성장 기조 지속으로 국내에서 과당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은행들에게 이 신기술은 새로운 먹거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은행이 지난 5월 '위비뱅크'를 통해 선보인 모바일 전용 '중금리 대출상품'은 월평균 80억원, 누적으로는 이달초까지 400억원의 대출 성과를 냈다.
 
이 상품은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웠던 5~7등급의 중신용자들에게 연 5~10% 금리 신용대출을 제공한다.
 
해당 상품이 성공하자 기업은행은 '아이원 직장인 스마트론'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내달 모바일뱅크 브랜드 '써니뱅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KEB하나은행도 비슷한 '원큐뱅크' 브랜드를 준비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생체인식 등 핀테크기업과 연계한 금융상품시장은 과당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에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며 "국내은행들이 시장선점을 위해 앞다퉈 시장선점을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들 기술은 정보유출 가능성 등 보안성 문제와 기술개발의 어려움 등 리스크 또한 존재한다"면서 "자칫 기술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가 실패한다면 이는 고스란히 은행의 순익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금융거래 시 실명확인 방식 합리화 방안'을 통해 오는 12월부터 비대면 실명인증 방식을 도입키로 했다.
 
◇신한은행이 내달 2일 국내은행 최초로 '비대면 실명확인 인증' 방식을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국내은행들이 앞다퉈 생체인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왼쪽부터)KEB하나은행, 기업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본사.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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