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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화 후폭풍’ 새누리당 내부에도 우려의 목소리
이재오 “글자는 바꿔도 기억은 못 바꿔” 정두언 “도로 ‘민정당’ 우려”
2015-11-04 16:12:07 2015-11-04 16:12:07
정부가 지난 3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를 강행한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과 시민사회의 반발은 계속 커져가고 있다. 여기에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일부 수도권 지역 의원들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와 주목된다.
 
이재오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옛 제자 박 모씨의 글을 소개하면서 “글자는 바꿀 수 있어도 사람들의 기억은 결코 바꿀 수 없다”며 “그것이 역사를 바꿀 수 없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박 모씨가 남긴 글은 박정희 유신독재시절인 1973년 당시 장훈고 국어교사였던 이 의원이 경찰에 연행되던 모습을 추억한 글로, 이 의원은 “작은 물줄기들이 합쳐져 하나의 큰 강을 이루듯 개인들의 기억 하나하나가 모여서 역사가 된다”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그 자체가 곧 역사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두언 의원 역시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좌편향된 교과서는 자유민주주의를 저해하기에 당연히 바로잡아야 하지만 국정화라는 방식 또한 자유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것”이라면서 “새누리당이 아무런 지적 없이 한 목소리로 가면 이 당은 국민에게 과거 군사독재 시절의 ‘도로 민정당’으로 비춰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정병국·김용태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 당내 ‘쇄신파’로 분류되는 인사들도 공개적으로 반대하거나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국정화 논란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 ‘쇄신파’와 수도권 의원들을 뭉치게 하는 계기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지난 달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눈을 감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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