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알앤비(R&B) 프로듀싱 그룹 투엘슨(2LSON)이 새 앨범을 발표했다. 투엘슨은 4일 두 번째 정규앨범 '원이어'(1Year)를 공개했다. 하루 같기도 하고 1년 같기도 한 평범한 하루의 일상을 표현한 타이틀곡 '하루 같은 일년'을 비롯해 총 12곡이 실린 앨범이다. 투엘슨이 정규앨범을 내놓은 것은 지난 2012년 정규 1집 '더 퍼스트'(The First)를 발매한 이후 약 3년 만이다. 투엘슨의 제이슨, 엘리(LE), 박노엘을 만나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프로듀싱 그룹 투엘슨. 왼쪽부터 박노엘, 엘리, 제이슨. (사진제공=투엘슨컴퍼니)
◇5년차 프로듀싱 그룹…"새 앨범에 우리의 감정들을 담았죠"
지난 2011년 결성된 투엘슨은 프로듀싱 그룹이라는 독특한 포지션의 팀이다. 제이슨과 엘리가 작곡, 박노엘이 작사를 맡고 있다. 작사, 작곡을 하는 팀이지만, 가수들에게 곡을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름으로 꾸준히 음악을 발표하고 있다. 투엘슨이 만들고, 객원 가수가 부른 노래들이 투엘슨의 앨범에 실렸다. 지금까지 계범주, 에일리, 문명진, 기리보이, 조현아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투엘슨의 곡에 참여했다. 새 앨범 타이틀곡인 '하루 같은 일년'에는 바빌론과 니화가 참여했다.
"처음 우리가 모였을 땐 우리가 만든 곡이 좋다는 것을 남들에게 인정 받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그런데 외부에 우리 곡을 파는 것들이 너무 힘들었죠. 기성 노래 스타일에 맞는 곡을 만들어야 한다는 딜레마도 있었고요. 그래서 우리 색깔에 맞는 앨범을 제작해보자고 했어요. 그렇게 지금과 같은 방식의 활동을 시작하게 됐죠."(엘리)
프로듀싱 그룹으로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박노엘은 "프로듀싱 그룹이 사람들에게 생소하다 보니 늘 설명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고, 제이슨은 "노래에 맞는 보컬을 구하는 일이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투엘슨은 '더 레이디'(The Lady), '아임 인 러브'(I'm in love) 등을 히트시키며 탄탄한 팬층을 확보했다.
"대중들이 우리 음악을 생소하고 어렵다고 느낄 수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좋아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그런 시기가 올 거라 믿었죠. 운이 좋게도 지금은 음원 차트에서 사랑을 받는 음악 장르가 예전에 비해 많이 다양해졌어요. 우리가 하는 알앤비 팝 장르가 요즘은 주류 음악으로 사랑을 받고 있잖아요."(엘리)
4일 발표된 새 앨범에는 투엘슨이 지향하는 음악 세계가 고스란히 담겼다.
"1집 때는 좋은 노래들을 모으려고 했어요. 모든 곡이 타이틀곡이라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죠. 하지만 이번에는 앨범 전체의 통일성을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대략 1년 정도 앨범 준비를 했는데 그 기간 동안의 우리의 많은 감정들을 노래 하나, 하나에 표현한 앨범이에요. 듣는 사람들도 공감했으면 좋겠어요. 완성 후에 기분이 많이 좋았던 앨범이거든요."(제이슨)
◇투엘슨의 제이슨. (사진제공=투엘슨컴퍼니)
◇'실력파' 투엘슨의 음악 작업 방식은?
투엘슨은 가요계에서 '뮤지션이 인정하는 뮤지션'으로 통한다. 색깔이 뚜렷하고, 완성도 높은 음악을 선보여온 투엘슨은 실력파 프로듀싱 그룹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음악팬들뿐만 아니라 뮤지션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투엘슨표 음악'은 어떻게 탄생할까.
엘리는 "제이슨과 작곡을 함께 맡고 있지만, 누구 한 명이 멜로디 메이킹을 하고 나머지 한 명이 트랙 메이킹을 하는 식으로 각자의 역할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우에 따라 서로의 역할이 바뀌고, 한 사람이 곡 전체를 거의 다 완성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모티프만 만들어놓고 그냥 내버려둔 곡인데 다른 한 명이 그 노래를 듣고 나서 곡 작업이 다시 진행되는 경우도 있어요. 사람마다 음악을 들었을 때의 느낌이 다르잖아요. 그리고 피처링할 가수를 미리 생각하고 곡을 만들지는 않아요. 대신 '이런 스타일의 가수가 부르면 어떨까' 정도는 생각해요. 예를 들어 에일리가 부른 '아임 인 러브'는 비욘세가 부른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던 노래죠."(제이슨)
제이슨과 엘리는 곡 작업 중 의견 차이 때문에 많이 싸우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와 같은 작업 방식은 투엘슨이 '투엘슨표' 음악을 만들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작곡가팀이라면 한 사람은 멜로디를 만들고, 한 사람은 스트링을 만드는 식으로 각자 정해진 역할만 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노래를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요. 색깔이 없어지는 거죠. 우리는 서로 계속 이야기를 하면서 노래를 수정해나가요. 이런 과정을 통해 '투엘슨표' 음악이 나올 수 있는 것 같아요."(엘리)
투엘슨은 "음악을 할 때 틀을 미리 정해놓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음악에 대해 뭔가 배운다거나 정해진 것을 하는 것이 창작 활동에는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요. 느끼는 바를 소리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표현해야죠. 남들이 틀린 방법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원하는 소리만 나면 되거든요. 음악을 만드는 사람에 따라 소리의 질감은 달라지는 거예요."(제이슨)
투엘슨은 제이슨, 엘리가 만든 곡에 박노엘이 노랫말을 붙이는 방식으로 곡 작업을 주로 진행한다. 투엘슨의 노래는 듣는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감성적인 가사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가사 역시 정해진 주제 없이 자유롭게 쓰죠. 작곡을 하는 제이슨, 엘리가 가끔씩 '이번엔 사랑 이야기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정도의 이야기만 해요. 또 작곡을 하면서 떠오르는 특별한 단어나 음절이 있으면 이야기를 해주기도 하고요. 세 명이 지향하는 바가 조금씩 다른 것 같지만, 셋이 모였을 때 음악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한 가지인 것 같아요."(박노엘)
◇투엘슨의 엘리. (사진제공=투엘슨컴퍼니)
◇"100년이 지나도 우리 음악이 불려졌으면 좋겠어요"
투엘슨의 음악은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동시에 음악성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런 투엘슨이 생각하는 대중성과 음악성의 의미는 뭘까.
"대중성은 트렌드와 많이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매번 기준이 바뀌는 것 같아요. 클럽에서 나오는 음악이 시대에 따라 바뀌듯이요. 음악성은 잘 모르겠어요. 어려운 코드 진행을 쓴다고 음악성이 있다고 할 수는 없거든요. 오히려 촌스럽게 들릴 때도 있어요."(제이슨)
"저는 대중성은 시대와 문화의 반영이라고 봐요. 음악성은 코드를 잘 쓰느냐와 같이 음악 하나만 가지고 얘기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아티스트에게 어떤 히스토리가 있는지, 또 그 히스토리를 통해 어떤 가치를 만들어냈는지에 대한 평가가 더해져야 한다고 봐요."(엘리)
엘리는 "처음 음악을 할 때는 대중성도 많이 고려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넣는다는 생각으로 음악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답은 항상 내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뭔가 더 꾸미려고 할수록 촌스러워진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 되고, 음악을 통해 진짜 진솔한 나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가요계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투엘슨의 꿈은 뭘까. 박노엘은 "꿈은 끊임 없이 바뀌고 있다. 내가 세웠던 목표에 도달하고 하니 목표가 바뀌더라"며 "장기적으로는 우리 음악이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오랫동안 사람들 곁에 머물 수 있는 곡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너무 욕심내지 않고 지금과 같은 이미지로 은퇴하는 시기가 왔으면 좋겠어요. 옛날에 비해서 별로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는 상황에서 은퇴하고 싶어요."(제이슨)
"스티비 원더와 같은 우리에게 꿈 같은 뮤지션의 명반을 들으면 지금도 너무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들을 보면서 음악을 했는데, 우리도 후배들에게 꿈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100년이 지나도 우리 음악이 불려졌으면 좋겠고, 그런 목표까지 가는 길이 늘 행복했으면 좋겠어요."(엘리)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투엘슨의 박노엘. (사진제공=투엘슨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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