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검은 사제들' 상상 이상으로 신선하고 긴박하다
2015-10-29 13:00:00 2015-10-29 13:44:18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한국영화가 기피했던 소재인 엑소시즘(퇴마)이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펴고 있다. 퇴마물은 난해한 비주얼과 비현실적인 내용, 분명한 선·악 구도 속에 예측 가능한 결말이 따른다는 점때문에 긴박함이 떨어지기도 해 한동안 한국영화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장르다. 하지만 새 영화 '검은 사제들'은 기존의 난제를 극복한 모양새다. 상상 이상으로 긴박하고 보이는 장면 대다수가 새롭다. 앞서 '추격자'가 높은 완성도를 기반으로 스릴러물의 신드롬을 일으킨 것처럼 '검은 사제들' 역시 미스터리물의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도심을 영화의 배경으로 선택한 부분이나, 희생의 메시지로 인간미를 부각시킨 점이 영화 전반의 리얼리티를 높이고 있다.
 
영화 '검은 사제들' 포스터(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이 영화는 정신질환과는 다소 다른 증상을 보이는, 악령에 씐 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두 사제의 이야기를 담는다. 소재가 독특한 덕에 이야기는 단순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특히 후반부 밀폐된 공간에서 진행되는 40여분 간의 예식 장면은 기존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대목이다. 카체이싱이나 화려한 액션 없이도 엄청난 긴장감을 준다. 악령과 싸우는 예식 장면은 마치 말로 액션을 벌이는 기분이다. CG도 꽤 세련되게 표현됐다. 시나리오부터 후반작업까지 꼼꼼히 챙긴 입봉 감독의 정성이 엿보인다.
 
영화의 거의 모든 부분을 채우는 김윤석과 강동원, 박소담 세 배우의 활약이 돋보인다. 외골수적인 성격 탓에 교단으로부터 '꼴통'으로 취급받는 김신부 역을 맡은 김윤석과 컨닝, 월담, 음주 등 신부로서는 올바르지 못하는 행동을 하는 최부제 역의 강동원은 마치 '한 쌍'과 같은 인상을 남긴다. 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마음을 합치는 시퀀스에서 두 사람의 연기는 마치 하나가 된 듯 안정적이다. 악령에 씐 소녀 역의 박소담은 '검은 사제들'이 발견한 보석이다. 마치 1인 5역과도 같은 제각각의 역할을 모두 완벽히 표현한다. 라틴어, 독어, 중국어,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고, 온 몸이 묶인 채 고통스럽게 촬영했다는 것이 영상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소담은 감정선을 표현하는 데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다. 김윤석과 강동원이 잘 짜놓은 판 안에서 거침 없이 연기를 펼친다. 세 배우 중 가장 여운을 깊게 남길 정도다.
 
'검은 사제들'은 기존 한국영화의 한정된 장르에 싫증이 난 관객들에게 단비와 같은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재와 내용은 물론 절묘한 음악과 제한된 공간의 적절한 활용까지 어느 하나 뻔하게 여겨지는 지점이 없다. 108분의 러닝타임이 순식간에 흘러간다. 단편 영화 '12번째 보조사제', '버스' 등 단편영화를 연출한 장재현 감독의 입봉작이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 한줄평: 한국영화계가 주목할 신예 박소담
- 토마토 평점: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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