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정진성 어시스타 대표 "공간디자인으로 사회적가치 실현"
공간디자인 사업 분야 최초로 사회적 기업 지정
입력 : 2015-10-22 12:00:00 수정 : 2015-10-22 17:32:15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공간 디자인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곳이 있다. 공간 디자인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 '어시스타'다. 어시스타(Assistar)는 'Assist(돕다)'와 'Star(별)'의 합성어로 '작은 힘들이 모여 세상을 돕는 큰별이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하고 있는 어시스타 작업실은 작지만 깔끔하면서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공간을 꾸며놨다. 직원 5명이 어시스타의 구성원으로 있으며, 정진성 대표가 기업을 이끌고 있다. 정진성 대표는 건설회사 출신으로, 수익이 많이 남는 상업적 디자인보다 본인이 연구해서 적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해왔다. 건설회사를 나와 새롭게 그 만의 회사를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정진성 어시스타 대표. 사진/어시스타
 
◇"폐자재를 남기지 않는 디자인"
 
어시스타의 모토는 '폐자재를 남기지 않는 것'이다. 정진성 대표는 "인테리어를 하다보면 폐자재가 나오게 되는 상황이 싫었어요. 환경적인 문제도 물론 있지만 버려지는 것 자체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물건을 두번 살 것을 한 번 살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습니다."
 
폐자재를 남기지 않는 방식으로 디자인을 꾸미다 보니 친환경을 추구하게 됐고, 이 같은 방식이 어시스타 만의 색깔이 됐다.
 
"일반 디자인 회사와 다른 점은 연구를 많이 한다는 점입니다. 사회적 가치를 연구해보고 그것을 어떻게 공간에 넣을 수 있나를 고민하죠. 돈으로 따지면 상업적 디자인이 좋겠지요. 실제로 아파트나 카페 디자인도 해봤습니다. 반응도 좋았죠. 하지만 상업적 디자인의 경우 상대의 입맛에 맞춘 디자인을 하다보니 제가 원하는 것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때문에 어시스타는 현재 사회적 활동의 성격을 가진 디자인만 작업하고 있다. 주로 재단이나 대기업의 CSR 파트에서 디자인 문의를 받고 작업을 진행한다. 지난 2013년에는 LG그룹의 친환경 사회적 기업 성장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어시스타가 디자인한 고려대학교 내 LG 소셜캠퍼스 모습. 사진/어시스타
 
특히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는 사회적기업인 '그루'는 어시스타에게 큰 의미가 있는 곳이다. 처음 어시스타에 기회를 준 곳이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그루의 디자인은 어시스타가 맡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적 성격인 디자인만 다루다 보니 어려운 점도 따른다. 사회적인 목적으로 디자인되는 부분에는 상업적 디자인에 비해 적은 예산이 편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정 대표는 '어떻게 하면 이 예산으로 가치있는 공간 디자인을 마련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연구한다.
 
◇사회적 기업 인증, 쉽지 않은 도전
 
어시스타는 2011년 4월 문을 연 이후 2011년 10월 (예비)사회적 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예비)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았다. 당시 사회적 공간디자인을 다루는 사회적 기업은 어시스타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사회적 경제 섹터에서 인정받기 힘든 분야라는 것은 잘 알았지만 사회적 기업 선정 위원들에게 사회적 공간의 가치를 이해시키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당시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노인, 장애인 등의 일자리 창출 관련 사업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우리를 사회적 기업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어시스타가 사회적 경제 섹터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을 때 우연한 기회가 찾아왔다. 중소기업청에서 진행된 예비 창업 프로젝트에서 예비 창업자로 선정된 것이다. 생소한 분야라며 사회적 기업에서는 외면 받았던 사회적 공간 디자인이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예비 창업인 프로젝트에서 오히려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눈길을 끌어 모았다.
 
"당시 프로젝트의 모토와 우리 컨셉이 맞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의 진정성과 차별화된 컨셉이 우수하게 평가돼 예비 창업자로 선정됐습니다. 예비 창업자로 선정된 곳 중에서 우리 같은 사회적 기업은 처음이었죠."
 
중기청의 예비 창업자 프로젝트는 이후 어시스타가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큰 디딤돌이 됐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자 사회적 경제 섹터에서도 어시스타를 점차 인정해주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2012년 8월 어시스타는 서울시 혁신형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됐으며, 2013년에는 노동부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됐다.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달라진 것은 없다. 정 대표는 보는 눈이 많아졌기 때문에 부담감이 더 커졌다고 말한다. "이전과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더 잘해야겠다는 의무감이 조금 커졌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 부담감이 어시스타를 한 단계 더 성숙해 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어시스타가 사회적 공간으로 사회적 경제 섹터에 발을 내딛은 이후 현재 어시스타와 같은 사회적 공간 디자인 기업들 많이 생겨났다.
 
"당시 몇년 전만해도 시장에 우리 하나 뿐이었는데 점차 기업이 늘어나면서 '이러다가 우리 굶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현재 사회적 공간 디자인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과정에 서있기 때문에 문제를 함께 고민 할 수 있는 동료들이 생겼다는 것과 무엇보다 사회적 공간의 중요성을 인정 받았다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정 대표는 어시스타의 사회적 공간 디자인 사업이 이윤 추구 보다는 순수하게 사회적 가치를 더 많이 창출될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기업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이윤추구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일임을 잘 알기에 정 대표는 끊임없이 이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
 
"사회적 공간디자인 사업으로는 이윤추구보다는 가치 있는 일만 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입니다. 어시스타의 공간 사업은 점차적으로 이윤추구보다 사회적 가치 비중을 높일 생각입니다. 때문에 최근 저는 새로운 사업 확장을 통한 수익구조 문제에 모색하고 고민합니다."
 
디자인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정 대표에게도 취약한 부분이 있다. 바로 영업이다.
 
"연기자는 연기로 승부하듯 우리는 좋은 디자인으로 인정받기위해 디자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그렇다보니 가뜩이나 영업 능력이 부족한 제가 사람 만나는 일에 많이 소홀해 하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시스타의 프로젝트는 꾸준하다. 이 점은 어시스타 식구들도 신기해한다고 말한다. 어시스타는 매년 15~20건 정도의 프로젝트를 완성한다. 한 달에 평균 2건 정도의 프로젝트를 해낸 것이다. 특별한 영업 방법이 없음에도 회사는 매년 성장세다. 매년 매출이 20~30% 성장하고 있다. 열심히 연구 하고 부지런히 실천해 보는 것이 어시스타만의 영업 방법인 셈이다. 현재 어시스타는 기본급 외에 프로젝트에 대해 마진률을 계산해서 직원들이 나눠 갖는 시스템으로 운영되어지고 있다. 공동의 노력인 만큼 수익도 나눠 갖는 구조다.
 
30대로 구성된 어시스타는 젊은 만큼 앞으로도 더 열심히 뛰어 공간디자인으로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연구하고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지금 여기까지 오는 데 많은 고비들이 있었죠. 되돌아보면 회사가 어려웠을 때 살기위해 아등바등 노력했던 것이 현재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발판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 노력을 멈추지 못하겠어요. 대충 대충 하면 그것이 나중에 화살로 우리에게 되돌아온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죠."
 
정 대표는 결국 포기하지 않고 지금처럼 매순간 노력을 이어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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