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환경·건강 '두 토끼' 잡는 천기저귀, 홍보지원 절실"
친환경 사회적기업 '송지' 황영희 대표
입력 : 2015-09-04 06:00:00 수정 : 2015-09-04 06:00:00
[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한 아이가 태어나 대소변을 가릴 때까지 5000개의 일회용 종이기저귀를 사용합니다. 이같은 종이기저귀를 만드는 데에 72그루의 나무가 베어지고, 동시에 10리터 용량 기준 167봉투의 쓰레기가 발생하는 셈이죠."
 
서울 용산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송지 본사에서 만난 황영희 대표. 천기저귀의 필요성을 이같이 역설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과 함께 절실함이 묻어났다. 천기저귀가 환경을 보호하는 확실한 방법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인식이 너무도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황 대표가 이끌고 있는 송지는 이같은 천기저귀 사용 확대를 통해 환경을 보호하고자 설립된 친환경 사회적 기업이다. 천기저귀를 생산·판매하고 있으며 천기저귀를 대여해주고 이를 다시 수거해 세탁해주는 '세탁렌탈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0년 국제 비정부기구(NGO) 생명누리공동체 패밀리케어사업단으로 출발한 송지는 사업영역과 사회공헌 기여도가 뚜렷한 만큼 설립 2년만에 서울시 혁신형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다.
 
올해로 회사 설립 6년차, 서울시 15개 구에 천기저귀를 제공할만큼 사업은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황 대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황 대표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할 만큼 일회용 종이기저귀를 만드는 대기업들과의 경쟁은 여전히 쉽지 않다"며 "또 천기저귀는 불편하다라는 선입견 때문에 홍보가 쉽지 않아 범국민적 캠페인 등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황영희 송지 대표.(사진/송지)
 
왜 천기저귀? "환경보호 효과, 단연 최고"
 
매년 국내에서 발생하는 일회용 종이기저귀는 약 24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중 55% 소각, 45% 매립되고 있다. 또 서울환경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일회용 종이기저귀는 천기저귀에 비해 산림자원 사용량은 249배,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2.9배, 폐기물 발생량은 10.2배에 달한다.
 
송지가 천기저귀에 주목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황 대표는 "일회용 종이기저귀가 썩는 데에는 500년 가까이 걸리며 실제로 1980년대 일회용 종이기저귀가 나온 이후 매립된 쓰레기들은 아직까지 그대로 땅에 묻혀있다"며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어느 누구도 천기저귀에 주목하지 않았기에 송지가 팔을 걷어 붙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앞으로 대한민국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기저귀로 인한 환경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저귀 시장이 유아용에서 성인용까지 확장되면서 이른바 기저귀 인구가 점점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올해 기저귀 폐기량 예상치가 26억개에 이른다"며 "메탄 발생을 비롯해 폐수, 토지 오염 등 다양한 환경문제가 예상되고 있어 전국적으로 천기저귀 사용을 권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지에서 렌탈·판매 중인 천기저귀.(사진/송지)
 
소비자들에게 천기저귀란?
 
환경 보호를 위해 이같이 천기저귀 사용 확대가 시급함에도 천기저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아직 낮은 상태다. 현재 송지가 개발·판매 중인 천기저귀는 일회용 종이기저귀와 거의 유사한 형태로 제작돼 사용성 측면에서 큰 불편함이 없지만 과거에 사용했던 천기저귀를 생각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불편하다는 선입견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기저귀는 아이들이 처음 태어나 입게 되는 속옷의 한 종류로, 당연히 옷은 천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며 "일회용 종이기저귀들이 순면감촉이라고 홍보를 하는 것 역시 이에 대한 반증"이라고 말했다.
 
특히 천기저귀 사용이 아이들의 인지능력과 정서 발달 측면에서 일회용 종이기저귀에 비해 큰 장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천기저귀를 착용하면 아이가 배변시 부모가 이를 바로 인지하고 갈아줄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과의 스킨십이 더 늘어난다"며 "또 기저귀를 자주 갈아주는 과정에서 아이들 역시 기저귀를 빨리 떼야한다는 인지 능력이 발달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회용 종이기저귀를 착용하는 아이들의 경우 생후 3년이 될 때까지 기저귀를 떼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천기저귀의 경우 기저귀 착용 기간이 2년 안팎으로 줄어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천기저귀의 장점을 역설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아이들이 기저귀를 착용하는 기간은 28개월로, 미국에서 조사한 한 자료에 따르면 78%가 기저귀로 인한 피부염을 앓고 있다"며 "일회용 종이기저귀는 자주 갈아주지 않는데다가 통기성이 없어 이같은 피부염의 주요인으로 꼽힌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그는  "천기저귀를 사용하면 기본적으로 착용기간이 짧아지고 세척을 통해 계속 재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장점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송지 직원들이 렌탈 후 수거한 천기저귀를 세탁하고 있다.(사진/송지)
 
"대한민국 30% 천기저귀를 사용할 때까지"
 
"대한민국 기저귀 인구 중 30% 이상이 천기저귀를 사용하게 만드는 것이 송지의 목표입니다. 또 현재 송지가 운영 중인 천사맘과 같은 매장이 전국에 1004개 이상 만들겠습니다."
 
송지는 이같이 뚜렷한 사업목표를 갖고 있는 만큼 이를 달성할 구체적인 계획 역시 세우고 있다. 황 대표가 꼽은 송지의 주요 계획은 ▲서울시 내 25개 구 모두 천기저귀 제공 ▲서울시를 모델로 전국 지자체로 사업 확대 ▲출산용품 바우처사업 ▲천기저귀 관련 데이터를 모을 연구용역 활성화 등이다.
 
황 대표는 "현재 서울시 15개 구의 지원을 받아 해당 구 내 어린이집 등에 천기저귀를 렌탈하고 있으며 이를 향후 서울시 25개 구 모두에 제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지난 4월 한명희 서울시의회 의원 등과 함께 천기저귀 정책토론회를 열고 협력 방안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서울시를 통해 얻은 노하우와 비즈니스 모델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며 "또 현재 LG그룹과 녹색성장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향후 다른 대기업들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공공기관 및 기업 내 어린이집에 천기저귀 제공과 함께 송지는 출산용품 바우처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 및 지자체를 통해 예비 부모들에게 천기저귀를 무상 제공해 이에 대한 장점을 알리는 캠페인 방식의 사업이다.
 
이외에도 황 대표는 "일회용 종이기저귀, 천기저귀에 대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관련 자료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환경보호와 라이프 스타일이 얽힌 사안인 만큼 연구기관의 활발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황 대표는 "환경 보호 측면이나 좋은 육아를 위해 천기저귀의 사용은 큰 장점을 갖고 있지만 이를 불편하다고만 생각하는 소비자들 때문에 송지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어려움이 많다"며 "10개의 기저귀 중 천기저귀 2~3개만 사용한다는 생각만 갖게 해도 대한민국 천기저귀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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