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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지방은행에 날개 달아줄까?
부산·대구·전북은행 등 핀테크 사업 활성화…고객확대 기대
2015-10-20 16:27:15 2015-10-20 16:27:15
지방은행들이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핀테크 기술을 바탕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역 간 장벽을 뛰어넘는 핀테크로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지방은행의 활동 영역이 수도권 등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3대 지방 금융지주는 일제히 핀테크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먼저, 지난 5월 지방은행 중 최초로 핀테크센터인 '피움'를 설립한 DGB금융지주의 대구은행은 핀테크 기업과의 스킨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직원 5명으로 이뤄진 피움 센터는 별도로 구성된 핀테크컨설턴트 8명과 함께 지금까지 20여 업체와 30여차례의 미팅을 벌였다. 그 동안 간편송금. 지급결제, P2P, 클라우딩펀드, 비대면마케팅, 스마트보안.인증, 빅데이터, 바이오인증, 인터넷전문은행, 로봇 등 다양한 분야의 상담 서비스가 제공됐다.
 
대구은행은 지역밀착형 지점인 'M뱅크(가칭)' 사업도 구상 중이다. M뱅크는 개인화된 지점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으로 여러개의 모바일 상품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대구은행은 올해 안에 M뱅크 모바일지점 3개를 오픈하고 사업성이 보이면 매년 20~30개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이 추세로 가면 10년 내에 오프라인 영업점 수를 능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DGB대구은행 본점에 있는 DGB스마트존에서 박인규 은행장(오른쪽)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대구
은행
 
대구은행이 막대한 예산이 드는 데다 리스크도 큰 핀테크 사업에 열중하는 이유는 지역성의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지방은행의 강점인 밀착영업 능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나아가 핀테크 기술을 이용해 고객들에게 더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계산도 깔려있다.
 
BNK금융지주의 부산은행 또한 같은 이유로 핀테크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대구은행에 M뱅크가 있다면 부산은행에는 B뱅크(가칭)가 있다.
 
B뱅크는 모바일 중심으로 ICT와 통신, 유통, 게임업체 등과의 제휴를 통해 기존 금융기관이 제공하지 않았던 콘텐츠를 담을 예정이다. 이 B뱅크는 모바일 즉시대출과 제휴 해외은행 소액 즉시송금, 무료 간편송금, 지급결제, 자산관리서비스를 아우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BNK금융지주는 핀테크 서비스를 확대하고자 비바리퍼플리카와 네이버페이, 부산시 소상공인 진흥재단 등 6곳과 제휴를 맺기도 했다.
 
JB금융지주는 지난 6월 '비상'이란 핀테크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수상한 업체를 상대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핀테크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추후에 정리해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고객층을 확대하고 최첨단 핀테크 기술을 도입하려는 은행들의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동안, 금융권 전문가들은 지역적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연구실장은 "원론적인 얘기지만, (핀테크로) 지역적인 한계를 뛰어넘으니까 지방은행들이 멀리 있는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았다. 핀테크 사업에 따르는 비용이 적지 않은 데다 시중은행 대비 자산 규모가 미비해 기술을 확보하기 쉽지않고 IT업체 접근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핀테크는 자금과 기술력 이 두가지가 뒷받침되야 하는 데 갑자기 이런 요소를 다 갖추기는 쉽지 않다"며 "(지방은행이) 시중은행들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라 많은 부분에서 활성화가 안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 또한 "기술을 활용하기 나름이겠지만 IT투자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생각하면 지방은행은 전국구 은행보다 불리한 위치에 있다"며 "핀테크 기업과의 접근성이 수도권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낮은 인지도와 홍보 또한 과제로 남아있다. 대구은행이 KT와 손잡고 개발한 서비스 제공 앱인 'DGB플러스'은 은행권 최초의 '비콘(Beacon)'이란 찬사를 받으며 8월 말에 출시됐는 데, 이 앱의 다운로드 수는 지금까지 100건에 그치고 있다.
 
비콘은 이동형 점포인 모바일뱅크 차량을 활용해 카드결제 서비스를 안내하는 등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시범적인 서비스인 데다 광고도 별로 하지 않아서 다운로드 수가 많지 않다"며 "고객들이 혹할 만한 콘텐츠를 보강하고 추가로 광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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