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40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내와는 사별한 70세 남성 벤(로버트 드니로)이 있다. 그에게는 그림 같은 집이 있고 경제적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의 인생에는 활력이 없다. 여행을 다녀와도 쓸쓸하다. 삶의 무료함을 지우기 위해 각종 취미생활을 즐겨보지만 헛헛함은 채워지지 않는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발견한 시니어 인턴에 도전한다. 도전하면서 그는 인상적인 말을 남긴다. "뮤지션한테 은퇴란 없대요. 음악이 사라지면 멈출 뿐이죠. 제 안에는 아직 음악이 남아있어요."
영화 '인턴' 포스터. 사진/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인턴을 구한 회사는 30대 여성 CEO 줄스(앤 해세웨이)가 창업한 온라인 의류 쇼핑몰이다. 1년 6개월 만에 직원수를 20명에서 200명으로 늘린, 성공신화를 이룬 기업이다. 벤에게는 줄스를 보좌하는 역할이 주어진다. 줄스는 컴퓨터로는 메일만 겨우 확인할 수 있는 인턴인 벤에게서 어떤 도움도 얻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줄스가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 벤은 줄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친구가 되어 간다.
줄스는 다소 조급하다. 5분 단위로 약속을 잡고 회사 안에서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자전거를 탄다. 변덕도 꽤나 심하다. 어제 결정한 사안을 오늘 바꾼다. 하지만 인성이 못되고 탐욕적인 인물은 아니다. 합리적이고 진취적이다. 자신의 단점을 정확히 인지하고 반성한다. 미안하다는 말도 어렵지 않게 한다. CEO와 직원의 관계는 수평적으로 유지한다. 마치 친구 같다. 이상적인 회사를 운영하는, 누가봐도 매력적이고 훌륭한 CEO가 줄스다. 다만 집안의 가장, 회사의 CEO, 사랑스러운 엄마라는 다중 역할의 무게를 홀로 견디기 버거울 뿐이다.
영화 '인턴'의 한 장면, 앤 해서웨이(왼쪽)와 로버트 드니로. 사진/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영화는 줄스가 경험이 풍부한 벤을 만나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을 지루하지 않게 담아낸다. 가장으로서, CEO로서, 엄마로서 무엇 하나 포기할 수 없지만 무엇 하나 쉽게 얻어지지 않는 딜레마를 겪고 있는 줄스에게 벤은 큰 힘이 된다. 섣불리 간섭하지는 않지만 적재적소에 던지는 한마디로 줄스에게 깨우침을 안긴다. 덕분에 매사 조급한 줄스는 조금씩 여유를 찾고 주위를 돌아볼 줄 아는 사람으로 변한다. 가장 높은 자리에서 지시를 하는 그는 자신의 속마음을 속 시원히 털어놓을 줄 아는 사람이 된다. 일상의 문제를 거쳐나가면서 성장하는 줄스는 벤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내 소중한 친구예요.”
줄스가 벤을 만나 조금 더 어른스러워지면서 자신을 사랑하고 믿어야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를 얻는다. 벤 역시 줄스를 만나 자신이 아직도 사회에 필요한 존재라는 걸 깨닫고 행복을 얻는다. 영화는 두 사람을 통해 행복해지는 방법을 전한다. 행복을 찾고자 하나 그 방법을 모르는 관객에게 이 영화는 실마리를 제시한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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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 어른이 어른에게 전하는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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