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모로우)임금피크제 도입되면 내 퇴직연금 줄어든다고?
DC형 보다 DB형 감소폭 훨씬 커…피크 구간 이전 중도인출도 방법
2015-09-23 15:34:21 2015-09-23 15:38:10
정부의 임금피크제 확산 여파로 퇴직연금 시장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부터 임금피크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될 경우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가입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임금피크제로 퇴직을 앞둔 임직원의 월급이 줄어들 경우 확정급여형(DB) 가입자의 퇴직연금 수령액 감소 정도가 DC형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DC형 퇴직연금을 원하는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본인의 퇴직 시점이 임금피크제 구간 이전이라면 DB형을 선택하기를 추천하고, 임금피크제 구간에 접어든 이후라면 DC이 유리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퇴직 시점에 맞는 확정급여형(DB) 또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을 선택해야 조금이라도 많은 퇴직금을 챙길 수 있게 된다.
 
회사가 임금피크제 도입하면 DC가 유리
 
확정급여형인 DB형은 재직기간 동안 퇴사 직전 3개월 치 월급의 평균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예를 들어 퇴사 전 3개월분 평균 월급이 500만원이고 근속연수가 20년이라면 500만원에 20을 곱해 총 1억원의 퇴직연금이 산출된다. 반면 근로자가 임금피크제 구간에 돌입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임금피크제 기간을 5년, 지급률을 70%부터 매년 10% 삭감(40%가 최저) 한다고 가정할 경우 첫해 월급은 350만원이 된다. 20년 근속연수에 1년을 더한다고 해도 7350만원으로 1억원에 턱없이 부족하게 되기 때문이다. 
 
같은 방법으로 계산하면 22년 근무시 6600만원, 23년 5750만원, 24년 4800만원, 25년 5000만원으로 DB형은 임금피크제 구간동안 근로자가 손해 보게 된다. 이 때문에 임금피크제 근무를 염두에 두고 퇴직연금을 선택해야하는 사람이라면 DC를 선택해야 유리하다.
 
임금피크제에 돌입한 DB형 가입자는 일단 임금피크제 구간 이전에 퇴직금을 중도인출한 뒤 확정기여형으로 갈아타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중간정산한 퇴직금을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운용하고, 나머지 임금피크제 구간 퇴직연금을 DC형으로 선택해 구간별로 혼합하는 효과를 낸다.
 
이는 DC형 연금과 비슷하지만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불이익을 최대한 줄여 준다는 장점이 있다.

DB→DC 엑소더스 예상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퇴직연금 적립금은 110조 266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5800억원가량 늘었다. 하지만 임금피크제 영향을 반영하듯 DB형 퇴직연금 적립금 비중은 69.2%에서 68.5%로 줄어든 반면 DC형 비중은 22.6%에서 23.1%로 늘었다.
 
시장에서는 내년부터 임금피크제가 사업장에 도입되면 DC형 퇴직연금 비중이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 DC형 퇴직연금이 근로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DC형은 이 같은 임금 감소의 영향이 DB형보다 적다. DC형 역시 임금피크제 적용 후 월급 감소로 회사의 적립액이 줄어들지만 근속기간에 적립해온 자금이 줄어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투자상품의 구성이나 수익률 등에 따라 달라질 여지는 있지만 제도 자체는 DC형이 임금피크제에 유리하다"며 "지금은 여전히 DB형에 대한 선호가 높지만 임금피크제가 확산되면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제 DC로 옮겨야 할까?
 
전문가들은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기 전까지는 DB형으로 운용하고 만약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DB형에 적립된 자금을 정산해 DC형으로 옮기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DB형은 애초에 중간 정산을 할 수 없도록 설계돼 있지만 임금피크제가 적용될 때는 이를 정산해 DC형으로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근무하는 기업이 DC형 퇴직연금 사업장이 아니라면 자신이 속한 회사의 퇴직연금제도를 먼저 바꿔야 한다. 현재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28만여개 사업장 중 DB형만 도입한 사업장은 8만6000여개로 전체의 30%로 비교적 높다. DB형과 DC형을 동시에 도입한 사업장은 7540개(2.6%)에 불과하다. 결국 DB형 가입자의 대부분은 DC형으로 갈아타기가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김현욱 미래에셋증권 연금전략팀 부장은 "회사에서 DC형을 도입하지 않은 경우 개인이 따로 DC형으로 갈아탈 방법이 없다"며 "DB형과 DC형을 동시에 도입한 사업장은 거의 없기 때문에 DC형으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속한 사업장의 퇴직연금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권사 퇴직연금 담당자는 "DB제도에서 DC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다 전 금융사들이 IRP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DC와 IRP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DC와 IRP를 이용한 노후재원 운용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사거리에서 가을 옷을 입은 직장인들이 출근을 서두르고 있다.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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