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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 재계, 구조조정 회오리 속으로
2015-09-08 16:12:48 2015-09-08 16:18:30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경기 침체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새로운 사업을 통한 이익 창출이 쉽지 않은 데다 경영 환경이 더 나아질 것 같은 기미가 보이지 않자 내부 인력을 조정하고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다. 인사, 재무, 홍보 등 본사 지원부문 인력을 10% 줄이고 내년 일반 경비를 절반으로 줄이는 게 핵심이다. 전과 마찬가지로 공식 퇴직이 아닌 인사팀과의 면담을 통한 퇴직 또는 전출 유도 방식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내년 경영계획에 일반경비를 50%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 상반기 편성됐던 예산을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판매관리비를 지난해 대비 1조8000억원(14.2%) 절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경비를 줄이고 있는 상황은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부진 등으로 매출이 감소한 것에 대한 대응책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3년 228조700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06조2000억원까지 줄었다.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 들었기 때문에 신수익 창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왼쪽부터)삼성전자 서초사옥, LG 트윈타워. 사진/ 뉴시스
 
LG전자(066570) 역시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올 2분기에 전년동기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하며, 2013년 4분기 이래 가장 부진한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냉장고·에어컨 등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부문을 제외하고 스마트폰, TV 등 모든 부문의 실적이 저조했다.
 
상황이 이렇자 회사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휴대전화 사업을 총괄 지휘하는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은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임직원들에게 고강도 조직개편을 시사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조 사장은 "모델과 기술 개발을 동시에 하다 보니 디자인과 성능이 뒤쳐졌고, 선행 개발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MC사업본부 인력의 15~20%의 소속을 재배치하겠다"고 공표했다.
 
조선업계도 상황이 안좋기는 마찬가지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현대중공업(009540) 직원 수는 2만6826명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1112명(4.0%)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조직개편에 돌입한 후 희망퇴직을 실시한 영향이 컸다.
 
대우조선해양(042660)삼성중공업(010140)은 현재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인력을 20~30%가량 줄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성장 둔화 등으로 인해 시장 확장이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지 오래됐다"며 "기업들이 공식 또는 비공식적으로 내부 비용 절감과 인력 감축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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