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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째 '레바논 원정 무승' 징크스 깰까
8일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015-09-07 16:32:38 2015-09-07 16:43:28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라오스를 상대로 8골을 넣으며 큰 승리를 거둔 남자 축구 대표팀이 이번에는 22년 만의 레바논 원정경기 승리에 도전한다.
 
◇한국시간으로 8일 밤에 열릴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레바논 상대 경기를 앞둔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레바논 베이루트 무시니팔스타디움에서 열린 훈련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News1
 
대표팀은 8일 밤 11시(한국시각) 레바논 남부 도시 시돈의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레바논을 상대로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G조 3차전을 치른다.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은 40개국이 5개국씩 8개조로 나뉘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 조 1위 8개국과 2위 중 상위 4개국 등 총 12개국이 최종예선에 오른다.
 
이번 경기에서 한국이 만약 승리하지 못한다면 G조 선두 자리는 쿠웨이트가 단독으로 차지할 확률이 크다. 쿠웨이트는 같은 날 약체 라오스와 경기할 예정이어서 승리가 유력하다.
 
레바논과 한국을 비교하면 객관적 전력은 한국이 낫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57위로 레바논(133위)에 크게 앞서며 상대 전적도 7승2무1패로 압도적 우세다. 이번 대회 G조 중간 순위에서도 한국은 쿠웨이트와 공동 선두(2승)를 달리는 데 반해, 레바논은 3위(1승 1패)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더운 기후와 시차 적응 문제, 고르지 않은 잔디 사정 등으로 원정경기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실제 한국이 레바논 원정에서 승리한 때는 지난 1993년 5월 미국월드컵 예선전이 마지막이다. 한국은 2004년 10월 독일월드컵 예선전의 경우 1-1 무승부, 2011년 11월 브라질월드컵 예선전에서는 1-2로 패배, 2013년 6월에는 1-1 무승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선취골을 얻은 경기에서는 매번 드러누워 흐름을 끊는 중동의 이른바 '침대축구'도 한국의 고민이다. 밀집수비로 인한 공격력 저하와 지루한 경기 운영을 피하려면 선제골을 한국이 쏴야 한다. 선취골을 내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 자체도 부담이다.
 
한국의 선수진도 바뀐다. 라오스전 해트트릭의 주인공인 손흥민이 이적한 소속팀 복귀 준비로 빠졌다. 대신 분데스리가 콤비 구자철과 박주호가 가세한다. 팀플레이에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원정이라 응원을 받기 어려운 가운데 치안도 좋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달 22일 시위대-경찰의 무력 충돌로 격화된 레바논 사태는 29일 5만여 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로 확대돼 시민 혁명화 되고 있다.
 
다만 긍정적인 신호들도 있다. 팀플레이에 변화가 예상되기는 하지만 구자철·박주호가 가세하며 전력이 보강된 점, 라오스전에서 성공적 몸풀기를 보여준 점, K리거들의 선전 등은 대표팀에 유리한 요소들이다.
 
특히 레바논에 유달리 강한 면모를 보인 구자철의 가세는 기대감을 크게 돋운다. 손흥민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전망되는 구자철은 2011년 레바논전 당시 대표팀의 유일한 득점자로 기록을 남겼고, 이듬해 홈 경기에 출전해서 또 득점했다. 
 
레바논 대표팀이 내홍을 겪고 있는 점도 한국에는 유리한 요소 중 하나다. 레바논 일간지에 따르면 일부 주전 선수가 감독과의 불화로 빠지거나 부상을 당하며 제외된 상황이다. 약체인 레바논에 팀내 분란까지 겹치며 정상적인 경기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레바논전 키플레이어로는 주장 기성용이 꼽힌다. 라오스전에서 환상적인 패스와 탁월한 경기조율 능력을 선보인 기성용은 앞선 두 차례 레바논 원정에서 각각 몸 상태,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각오가 남다르다.
 
한편 지난 5일 밤 베이루트에 도착한 직후 1시간 가량 가벼운 훈련을 하고 6일에도 베이루트 시내에서 적응 훈련을 마친 대표팀은 경기 전날인 7일 시돈으로 이동했다. 이번 레바논전은 MBC와 Spotv2에서 생중계된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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