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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 방치하면 실명 유발
환자 70만여명 육박…중년층 정기검진 필수
2015-09-01 14:10:09 2015-09-01 14:10:09
녹내장은 서서히 시신경이 죽어가는 무서운 질환이다. 특별한 자각증세가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전연숙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녹내장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녹내장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2014년 69만9500여명으로 2010년(44만1200여명) 대비 59% 증가했다.
 
녹내장은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시야결손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서서히 시신경이 손상되기 때문에 특별한 자각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시력에 이상이 생겼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한 경우가 많다.
 
시신경이 손상되면 시야가 매우 좁아져 주변의 사물과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 계단에서 넘어지거나 간판 등 사물에 머리를 부딪히기도 한다. 운전 중에는 표지판이나 신호등이 잘 보이지 않는 증상도 나타난다. 시신경 손상을 방치하면 실명까지 이르게 된다.
 
녹내장의 주요 원인은 안압이다. 눈 안에는 눈 모양을 유지하고,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한 방수라는 액체가 24시간 새로 생산되고 빠져나간다. 특정 이유에 의해 방수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안압이 오르게 된다. 안압이 오르면 안구 뒤쪽의 시신경이 압력에 의해 눌리게 되고 혈액순환을 저해해 신경이 손상되는 것이다.
 
다만 안압만 높다고 모두 녹내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안압이 정상이거나 낮은 정상 안압 녹내장이 전체 녹내장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안압이 정상이라고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안압 외에도 가족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는 경우, 당뇨와 고혈압 등으로 시신경의 혈액순환이 감소된 경우, 고도 근시나 원시, 편두통이 있는 경우, 스테로이드의 장기적 사용, 외상의 경우도 녹내장의 원인이 된다.
 
녹내장의 진단은 안압측정, 전방각경, 시야검사, 시신경검사 등이 있다. 안압검사를 필수적으로 각막·홍채 모양, 시신경 이상 및 기능 검사 등 정밀진단을 받게 된다.
 
일단 죽은 시신경은 다시 살리는 일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치료는 안압을 떨어뜨리고 시력 유지와 시신경 손상을 막는 것이 관건이다. 약물 치료, 레이저 치료, 수술적 치료로 크게 나뉜다.
 
약물은 녹내장의 기본 치료법이다.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진단해 적절한 약물을 투여한다. 1개 또는 여러개의 약물을 사용하며 시신경의 혈류증강을 위한 약제를 쓰기도 한다. 눈에 안약을 하루 1~2번 정도만 점안하면 된다. 다만 장기간 점안해야 한다는 불편이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 치료가 어려우면 특수한 레이저치료나 수술로 눈 안의 방수물이 눈 밖으로 잘 빠져나가도록 새로운 길을 만들어 안압을 떨어뜨린다.
 
안압이 높은 경우,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당뇨병, 저혈압, 심혈관 질환 등의 전신질환이 있거나 근시, 원시 등 안과 질환이 있을 때는 녹내장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40세 이상 발병률이 증가하므로 중년층은 1년에 한번씩 안과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녹내장의 위험인자인 당뇨나 혈압을 평소에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혈관수축을 일으키는 담배 흡입이나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줄여야 한다.
 
어두운 곳에서 고개 숙여 바느질을 하거나 장시간 TV 시청을 하지 않도록 한다. 적당한 운동으로 시신경 혈류를 증가시켜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반면 복압을 상승시키는 과도한 근력운동, 물구나무서기 등은 금물이다.
 
전연숙 교수는 "소리 없이 찾아오는 녹내장은 환자 스스로 느낄만한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어 더 무서운 질환"이라며 "정기적인 검진으로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신경이 서서히 죽어가는 녹내장을 방치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초기에 특별한 자각증세가 없기 때문에 검진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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