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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스토리)'아트 재테크'의 우아한 변신, 경매에서 펀드까지
미술품,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장기 투자 통해 수익률 높여야
2015-08-05 15:01:42 2015-08-05 15:01:42
보안경비원이 크리스티 경매가 열린 미국 뉴욕 록펠러 센터에서 파블로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 옆에 서 있다. 이 작품은 1억7936만달러에 낙찰돼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사진/ 뉴시스·AP
 
직장인 서인지(여·39세)씨는 평소 아트페어에서 중저가 작품을 사들이는 데 취미를 붙였다. 그는 작품수집을 하면서 큰 만족을 얻어 9월 열리는 '어포더블 서울 아트페어'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최근 주변에서는 잘 고른 작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늘고 있다면서 여윳돈으로 제대로 투자해보라는 조언도 종종 듣는다.
 
대체투자처가 늘어면서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미술품이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투자의 기본 원칙인 포트폴리오 다양화 효과를 누리는데다 가격 하방경직성도 강해 투자수익률이 높다는 게 장점이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술품 경매시장에 들어온 자금은 약 62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9% 증가했다. 최근 10년간 세계적으로 부유층이 급증하면서 미술품이 투자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저금리 기조 속에 미술품은 신 투자처로 각광받으며 국제펀드의 여윳돈이 갤러리와 옥션을 기웃거리고 있다.
 
왜? "만족도 높고 수익률도 좋아서"
 
세계 미술품 시장의 메카는 뉴욕과 런던이다. 돈의 흐름을 쫓아가는 미술품 특성상 중심축도 최근 중국과 중동으로 빠르게 이동중이다. 박가영 한국투자증권 투자정보부 연구원은 "슈퍼 컬렉터 출연, 문화육성정책, 아시아 현대미술 성장 등이 이런 흐름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대중들도 미술관이나 갤러리 아트페어가 증가하면서 쉽게 미술품을 만날 수 있고, 온라인 경매나 디지털 판화 또는 아트펀드 등으로 미술품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술품 투자가 슈처리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유를 ▲포트폴리오 분산효과 ▲투자수익률 ▲과세효과 ▲심미적 유희 등에서 찾는다.
 
실제 자산배분과 미술품 투자를 연구한 라셀 켐벨에 따르면, 전통적 투자자산과 미술품의 상관관계는 주식이 0.04, 국채가 -0.15로 매우 낮다. 투자수익률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1953년~2003년까지 50년간 S&P500과 대표적 아트 인덱스로 통하는 메이모제스 아트 인덱스의 연간 수익률을 비교하면 각각 11.7%, 12.6%라는 분석도 있다.
 
정책도 한몫한다. 국내의 경우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미술진흥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미술시장을 2018년까지 6300억원 규모로 키우기 위해 5년간 관련산업에 250억원 예산을 지원하고 거래정보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한다 게 골자다.
 
미술품 양도차익은 2013년부터 과세 대상에 포함됐다. 일부 돈세탁의 경로나 탈세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과세는 양도차익이 6000만원 이상이고 생존작가가 아닌 작품의 거래일 경우로 한정했다. 박가영 연구원은 "과세가 수익률이나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미술품에 있어 세금은 해당 작품의 유통경로를 보여주는 확실한 트랙 레코드가 된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위작 리스크를 낮춰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트페어, 경매, 아트펀드 등 시장 대중화 단계
 
미술품에 투자하는 시장은 갤러리, 아트페어, 경매, 아트펀드 등이 있다.
 
아트펀드는 미술시장이 고성장할 것이라는 기대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국내에 출시된 아트펀드의 성과는 저조했다. 2006년 이후 '서울명품아트사모1호펀드'를 시작으로 'SH명품아트사모펀드', '하이명품아트사모펀드', '한국투자사모 컨템포러리 명품아트펀드', '한국사모 명품아트특별자산' 등 18개가 출시됐지만, 대부분 낮은 수익률로 목표 수익률에 미달하면서 해산하거나 청산했다.
 
김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아트펀드가 부진했던 것은 만기가 대부분 2~3년으로 짧아 투자 미술품을 처분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며 "미술품 특성상 장기투자와 포트폴리오 투자로 아트펀드 성공사례로 주목받는 영국의 파인아트펀드나 영국철도연금펀드 같이 장기적인 안목을 통해 국내 아트펀드도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경매가는 신기록을 경신중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미술 경매시장 매출 규모는 전년보다 26% 성장한 약 152억달러로 추산되는데, 이는 역대 최고치다. 개인 판매시장과 경매시장에서 최고 낙찰가를 경신한 고갱의 '언제 결혼하니(Nafea faa ipoipo?)'와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Les Femmesd'Alger) 연작' 모두 지난 상반기에 거래된 작품들이다.
 
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거래가 늘고, 판화나 사진 등 상대적으로 시세가 낮은 작품 경매 건수가 증가하는 것은 미술품 투자시장의 대중화를 이끄는 모습이다. 온라인 미술시장은 전체 미술시장의 약 6%로 추산된다. 서울옥션은 1998년 설립된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1위업체로, 미술시장 재평가의 최대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9월 '어포더블 서울 아트페어'(서울 DDP), 10월 '한국 국제 아트페어(KIAF)'(서울 코엑스)가 열릴 예정이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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