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자전거 부품 인증제 시급하다"
'크랭크' 업체 대표 인터뷰
2009-05-20 18:49:00 2009-05-20 21:05:22
[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2000년부터 인라인 스케이트 등 스포츠 장비를 개발하던 와중에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전거 핵심부품 대부분이 수입제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부품을 한번 국산화해보자는 사명감을 가지고 저희들의 개발역량을 투입하기 시작한거죠.”
 
20일 오후 2시, 막 점심시간이 지난 서울 문래동의 한 자전거 부품 공장. 기계 돌아가는 소리로 꽉 찬 이 공장에서 만난 우병선 사장은 자전거 본체와 체인을 연결해주는 크랭크를 들고 한참을 자랑했다.
 
영주정밀은 지난 2000년 정밀가공업으로 시작해 2002년 인라인스케이트를 생산하다가 2004년부터 자전거 부품을 만들기 시작한 작은 기업이다.
 
이 업체의 지난해 매출은 6억원. 이 중 4억원이 자전거 부품에서 나온다. 2007년 자체 개발한 크랭크가 이 업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우 사장은 “4억원이 적은 금액처럼 보여도 국내 10여개 부품 업체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라며 “특히 지난해 7~8월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크랭크에 대한 인증을 받은 덕분에 올해는 매출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자전거 시장은 연 240만대에 이르지만 이 중 99%가 수입자전거이며, 이런 탓에 자전거 부품시장의 국내부품 점유율 또한 0%에 가깝다. 게다가 국내에 단 10여개만이 있는 영세부품공장에서 어렵게 국산부품이 개발되더라도 이를 인증해줄만한 공식적인 인증제도가 없으며, 심지어 부품을 테스트할 장비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사장은 “지난해 4년간의 개발기간 끝에 시판가격 60만원선의 크랭크를 자체 개발했지만 현실이 이러한 탓에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7월 이런 애로사항을 국민체육진흥공단에 호소하자 공단이 독일에서 테스트 장비를 들여와 겨우 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 업체측의 설명이다.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자전거 이용 활성화 종합대책’이 구체화돼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자전거 산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현재 상황대로라면 '수입산에 기댄 반쪽짜리 자전거 정책'이 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여러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전거 전담반부터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든 연구·기술에 대한 조언도 듣고 정책에 대한 내용도 설명해주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1990년대 초반 60여개의 국내 부품업체가 활황을 누리다 사그라든지 거의 15년만에 자전거 부품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는 우 사장은 마지막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세계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말했다.
 
“지금이라도 자전거 국산 부품에 대한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인증이 만들어져서 당당하게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수출하고 판매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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