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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비싸서"…가격 상승에 매수세 주춤
저렴했던 지역 아파트값 상승에 수요자들 망설여
2015-06-03 14:45:04 2015-06-03 14:45:04
 너무 오른 탓일까. 아파트 매수세가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다. 팔려는 사람은 모처럼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주택시장에서 가격을 올리고 있고, 오른 가격에 부담을 느낀 매수 희망자는 내 집 마련을 망설이고 있다.
 
오는 9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김모씨는 서울에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노원구에 신혼집을 얻으려고 두 달여 동안 아파트 매물을 알아봤지만 최근 포기하고 전세로 결혼생활을 시작하기로 했다.
 
전셋값과 매맷값 차이가 크지 않아 아예 집을 사려고 했지만 올 초에 비해 너무 많이 오른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한데다 향후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김씨는 "전셋값과 큰 차이가 없어 아예 집을 사려고 발품을 팔았지만 불과 1~2달 전보다 2000만원이 넘게 오른 단지가 허다했다"며 "앞으로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보장이 없어 불안해 그냥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과 도봉, 강북, 강서 등 비교적 가격이 저렴했던 지역들을 중심으로 급격한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매수세가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다. 사진/김용현 기자  
 
최근 서울 아파트값은 다른 지역보다 저렴하다고 평가받던 노원이나 도봉, 강북, 강서, 중랑, 은평구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초 3억원에도 거래가 이뤄졌던 노원구 중계동 건영2차 전용 75㎡의 실거래가격은 최근 3억3000만원까지 올랐다. 또 강서구 가양동 강서한강자이 59.9㎡는 지난 3월만 해도 4억7000만원이면 구입이 가능했지만 3개월 만에 4000만원이나 뛰면서 지금은 5억1000만원에 물건이 나와있다.
 
가격이 너무 오르자 거래량 증가세가 주춤해진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6676건을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1월 6830건, 2월 8547건, 3월 1만3005건, 4월 1만3827건으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5월 들어 1만2735건으로 줄었다.
 
특히, 강남과 서초, 송파 등 강남3구의 5월 거래량은 2168건으로 전달 2304건과 비교해 6% 감소한 반면 노원과 도봉, 강북 등 노도강은 2201건에서 1959건으로 11%나 줄어들었다.
 
불과 몇 달 전 2000만원 넘게 저렴한 가격을 봤던 실수요자들이 급격히 오른 가격에 부담을 느껴 매수를 망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정찬 가온AMC대표는 "주택시장이 전세난으로 인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지역들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돼 왔다"며 "하지만 최근 오른 가격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늘면서 거래량 증가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이 같은 가격 조정현상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매도 희망자들은 지금 주택시장 분위기에서 보다 좋은 가격으로 팔려고 하고, 매수 희망자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을 원하고 있다"며 "여름철 비수기가 다가오면서 상승행진을 이어가던 주택시장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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