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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업황부진 극복 비책은 "끊임없는 R&D와 투자"
2015-05-25 14:10:55 2015-05-25 14:11:09
내수시장 침체에다 수출마저 4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경제여건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간에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소기업 또한 예외일 수 없다. 대기업보다 앞선 기술력을 갖추어야만 무한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다. 지난 22일 R&D로 명성이 높은 중소기업 두곳을 찾았다. 이들은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것을 강조했다.
 
◇"이익은 R&D에 투자…특허 300개 넘어"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주)유도에서는 넓은 공장 안에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사전 입력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공정에 맞는 기계가 투입되고 출하검사까지 이뤄지기 때문이다.
 
유영희 유도그룹 회장은 "이익이 생기면 곧바로 R&D에 투자한 결과 지금과 같은 자동화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체 직원 2700명 중 233명이 풀타임 R&D 인력입니다. 모든 시스템을 통신으로 엮어 국내 최초로 46대 사출기를 스마트공장화할 수 있었죠."
 
지난 1980년 설립된 유도는 플라스틱 제품이 굳지 않게 하는 핵심 부품(핫러너) 분야 점유율 전세계 1위에 올라있다. 플라스틱 사출성형에 필요한 각종 라인까지 종합솔루션으로 제공하는 기술력을 갖춘 업체다. 지난해 유도를 비롯한 계열사 전체 매출액은 7550억원을 기록했다.
 
유영희 유도그룹 회장이 회사 설비를 소개하고 있다. 제공/중기중앙회
 
유영희 회장은 "사출성형을 위한 기기들이 네트워크 허브를 통해 공장, 사무실, 모바일기기 등으로 연동되는 자동화 시스템이 핵심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삼성전자 등 유수의 회사들에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356개의 관련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유도는 제품 생산에 필요한 히터와 센서 등도 자체제작하고 있다. 유 회장은 "누구도 우리에게 신뢰성있는 제품을 주지 않아 만들기 시작한 것"이라며 "눈물로 뿌린 씨가 오늘날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회고했다.
 
유 회장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3D프린터가 위협이 될 수 있겠지만, 극복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기업인의 숙명"이라며 "다른 소재를 합치는 '이형소재 접합기술' 등의 기술력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놀란 특수윤활유 기술력…행정편의주의 철폐해야"
 
특수윤활유 및 그리스를 생산하는 장암칼스 공장에서는 별다른 악취가 나지 않았다. 이유를 궁금해 하는 기자에게 회사 관계자는 "지난 2004년 ISO14001 환경인증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충남 아산에 위치한 장암칼스는 지난 1980년 설립 후 지금까지 450여종의 제품을 생산해왔다. 자동차와 발전소 설비, 노트북, 선박 등 다양한 부품에 한번 도포하면 기온에 상관없이 5~10년간 윤활성능이 지속되는 기술력으로 지난해 3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구연찬 장암칼스 회장이 회사 내 연구개발센터를 소개하고 있다. 제공/중기중앙회
구연찬 장암칼스 회장은 회사 연구센터를 직접 안내하던 중 '여기 있는 설비들만 150억원 상당'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업체들의 텃세를 이겨내고 지금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R&D가 필수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포스코의 파이넥스 공법에 들어가는 특수윤활유가 원래 한 드럼에 1260만원이었습니다. 이를 저희가 국산화해서 230만원에 해주니 놀라더군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세대·인하대 등과의 산학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동구권 출신 연구원도 채용했다.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아산에 1만5000평 규모의 제2공장 건립도 준비하고 있다.
 
구연찬 회장은 "국내 자동차 특수윤활유 시장의 35%를 차지하며 크라이슬러, 토요타, 포드 등의 자동차에도 우리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주선과 군수물자 분야에 대한 준비도 하고 있다는 구 회장은 과도한 행정편의주의는 철폐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제2공장을 짓는데 3년 반이나 지나서야 허가가 떨어진 것은 물론이고 내 땅에 아스팔트를 깔아 기부체납하라는 조건까지 달렸다"며 "위에서는 중소기업 활성화를 외치지만 현장 분위기는 다르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화성/아산=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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