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찬밥' 쏘울, 전기차로 명예회복 타진
2015-03-11 17:42:50 2015-03-11 17:42:50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유독 국내에서만 기를 펴지 못한 '쏘울'. 기아차의 수출 효자 품목이면서도 국내에서는 이렇다 할 실적을 내놓지 못해 속앓이 대상이 된 쏘울이 전기차(EV)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2013년 10월 출시된 '올 뉴 쏘울'은 2008년 9월 첫 출시 이후 5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로 새롭게 태어났다. 44개월의 연구개발 기간 동안 약 2400억원을 쏟아 부었다. 특히 스타일에 공을 들였다. 쏘울은 과감한 디자인을 내세워 젊고 개성있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삼았다.
 
올 뉴 쏘울 출시와 함께 기아차는 2014년 판매목표로 국내 2만대, 해외 17만대를 제시했다. 해외 목표치는 달성했으나 국내에서는 4476대 판매에 그쳤다. 목표치의 4분의 1도 달성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쏘울은 지난해 국내 전체 차량 판매순위 10위에도 들지 못하는 잊혀진 이름이 됐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수출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려 대조를 보였다.
 
쏘울은 2009년 미국 진출 이후 토요타의 '싸이언xB', 닛산 '큐브' 등을 누르고 박스카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구형과 신형을 모두 포함해 2013년 미국에서만 11만8079대가 팔렸다. 지난해에는 14만5001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국내보다 미국에서 30배 이상 더 많이 팔렸다. 해외 인기 속에 전체 생산량 24만4756대 중 23만3834대가 수출길에 올랐다. 수출비중이 98%에 달한다. 이중  80% 이상이 북미시장에서 팔려나갔다. 
 
◇기아자동차의 올 뉴 쏘울(사진=기아차)
 
지난해 8월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쏘울을 '포프 모빌'(교황 차량)로 이용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교황 방한 직후인 9월 유럽에서는 전월 대비 118.4% 판매량이 급증하는 기염을 토했다. 프란치스코 효과다.
 
평가도 좋다. 쏘울은 러시아 골든 클락손 오토모티브 어워드에서 '최고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선정됐다. 또 미국 자동차 전문 평가기관 캘리블루북에서 '최고 패밀리카'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쏘울에 대한 국내외 온도차가 극명한 이유에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쏘울은 아반떼 i30와 동급의 차로 디자인만 해치백인 범주의 박스카"라면서 "왜건식으로 트렁크 공간을 넓힌 차들은 국내에서 잘 팔리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여러 갈래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의 호불호가 갈렸다는 것. 투톤 컬러로 개성을 더했다는 의견과 박스카의 개성을 반감했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전작보다 낮아진 연비도 발목을 잡았다. 연비를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구매요인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가솔린 모델의 연비는 11.6㎞/ℓ로, 1세대의 13.8㎞/ℓ보다 오히려 낮다. 
 
무엇보다 경차 '레이'의 출시가 쏘울에게는 독이 됐다는 평가다. 레이는 쏘울보다 박스카에 더 가까운 데다 세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가격 메리트가 높다.
 
애매한 포지셔닝도 쏘울의 존재감을 희석시켰다는 지적이다. 쏘울은 SUV스타일을 기본으로,  미니밴의 다목적성과 세단의 승차감을 접목시킨 크로스오버차량(CUV)이다. 지난해부터 쉐보레의 '트랙스', 르노삼성의 'QM3', 쌍용차의 '티볼리' 등 소형 SUV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만, 쏘울을 소형 SUV 비교군에 넣기도, 그렇다고 아반떼와 같은 준중형 선상에서 보기도 어중간하다는 게 중론이다.
 
◇쏘울 EV(사진=기아차)
 
이처럼 쏘울은 다양한 요인들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쏘울 전기차(EV)는 다르다. 쏘울만의 매력이 전기차를 통해 다시 뿜어지고 있다. 쏘울 EV는 '올 뉴 쏘울'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81.4kW의 모터와 27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고속 전기차로, 1회 충전을 통해 148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최고속도는 145km/h다.    
 
지난해 쏘울 EV는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레이와 르노삼성의 'SM Z.E', 한국지엠의 '스파크EV' , 닛산의 '리프', BMW 'i3' 등에 비해 1회 충전당 주행거리가 긴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쏘울EV는 전국 지자체에서 실시한 전기차 공모에서도 모두 1등을 차지했다.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미국·영국·노르웨이 등으로의 수출길을 열었고, 캐나다와 노르웨이에서는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이는 기대로 이어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쏘울을 실제로 타보면 내부공간이 넓고 생각보다 좋다는 반응이 많은데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공감대가 낮은 것 같아 아쉬웠다"면서 "쏘울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가솔린이나 디젤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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