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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한국인 없는(?) 명동은 중국어 천지..'신넨 콰이러' 떠들썩
2015-02-17 16:41:36 2015-02-17 16:41:36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신넨 콰이러(새해에 기쁜 일만 가득하세요)', '환잉광린(환영합니다)', '팬이댄바'(깍아주세요), '찐 라이'(이쪽으로 오세요).
 
본격적인 춘절연휴(2.18~24일) 시작 하루 전인 17일 찾은 서울 명동은 중국어가 천지사방에 울려퍼졌다. 지난해 춘절에도 중국어가 명동을 뒤덮었지만 올해는 우리나라 설 연휴가 길어서 이곳을 찾은 한국이 적어 보였다. 그만큰 상대적으로 중국인이 더 많아 보여서 일까 이날은 한국의 명동이 아닌 중국의 여느 쇼핑가에 온 듯 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도 크게 붐비지 않았던 백화점 식품관과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기획판매 매장도 한국인은 전무하다시피 하고 대신 요우커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중국의 명절이란 느낌이 풍겼다. 
 
명동 한복판에 위치한 소공동 롯데백화점은 그야말로 '요우커에 의한 요우커를 위한 쇼핑장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요우커 맞춤 마케팅을 완벽히 구비한 상태였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건 정문 입구에 놓인 중국어로 된 안내책자와 중국인 전용 QR코드 서비스다. 각종 안내판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자세한 설명이 중국어로 바로 뜨게 만들어졌다.
 
◇중국어로 매장정보 등을 볼 수 있고 중국인 전용 QR코드 서비스까지 마련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층층마다 중국어로 된 안내표지판을 설치했을 뿐 아니라 화장품, 잡화 등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인기매장은 중국어 가능 직원들까지 전면에 배치해 요우커들이 쇼핑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는 환경이었다.
 
특히 10층에 위치한 면세점 화장품 매장은 발 디딜 틈도 없을정도로 요우커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형 쇼핑백에 거의 싹쓸이 하듯 쇼핑품목을 집어 넣는가하면 숨, 후, 설화수 매장에서는 계산대에 앞에 길게 늘어선 줄도 진풍경이었다.
 
같은 층 면세점매장 옆에는 중국인들에게 최근 인기 있는 9대 브랜드(정관장, MCM, 브루노말리,스타일난다 등 )를 품목에 관계 없이 선별해 특별행사장을 따로 구성한 점도 눈에 띄었다.
 
5박6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첸징런(39·여)씨는 "춘절기간 앞 뒤로 길게 휴가를 내서 온 만큼 여유 있게 쇼핑도하고 관광도 할 예정"이라며 "가장 먼저 명동에 들러 화장품, 핸드백, 건강식품 등 쇼핑부터 하고 남산, 홍대 등도 둘러볼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신세계백화점 역시 춘절특수를 실감케 했다. 바로 옆 남대문시장까지 요우커들이 모여들면서 백화점 주변 일대가 요우커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북적댔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춘절부터 지하와 11층 푸드코트 메뉴판에도 중국어 병기 서비스를 도입한 점이 눈에 띄었다. 쇼핑 중에 들어 간단하게 식사를 하려는 고객들이 많아 편의를 돕기 위해 각별히 신경을 쓴 것.
 
영패션, 식품 등 어떤 매장에 들러도 중국어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곳곳에 중국어 가능 직원이 배치돼 있었다.
 
각층 에스컬레이터와 매장 앞에는 한국어 대신 중국말로 중국인을 위한 각종 할인·판촉행사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서 있고 안내데스크에도 붉은색 중국 전통의상과 중국어 환영문구가 적힌 띄를 두른 도우미들도 평소보다 눈에 많이 띄었다.
 
톈진에서 왔다는 첸리위안(35 ·남)씨는 "여자친구랑 부모님께 드릴 화장품세트와 마스크팩 등을 무려 100만원 어치나 구입했다"며 "이민호가 착용했던 가방과 시계 등을 구매하려고 여기저기 매장을 돌아니며 둘러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말을 전혀 몰라 오기 전에 사실 걱정도 있었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을정도로 편리하게 돼 있어 놀랐다"고 덧붙였다.
 
◇중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품목 중 하나인 화장품 매장마다 요우커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내수부진에 속앓이를 하고 있는 유통업계는 이번 춘절대목에 한껏 기대를 걸고 매출 끌어올리기에 올인한다는 전략이다. 화장품, 패션, 백화점, 대형마트, 아웃렛, 면세점 등 모든 유통업체들이 '요우커 잡기'에 전력을 쏟아붓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춘절연휴 방한 중국인 전망'에 따르면 13만명에 가까운 요우커들이 방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에서는 역대 최대 춘절특수 효과를 거둘 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연휴 매출은 요우커를 얼마나 끌어 모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지난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인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절정에 달하는 이번 주말까지 역대 최고 매출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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