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폭락에 한숨..완성차, 전략수정 '분주'
러시아 통화 급락으로 팔아도 손해
수출 다변화·판매가격 인상 등 단행
입력 : 2015-02-17 14:18:54 수정 : 2015-02-17 14:18:54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완성차 업체들이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의 가치 하락으로 장사를 망쳤다. 올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루블화가 지난해처럼 급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완성차 업계는 신중함 속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루블화 폭락 속에 제너럴모터스(GM)와 아우디, 재규어 등은 일찌감치 러시아 수출길을 닫았다. 지난해 직격탄을 맞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고민도 커졌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각각 3000억원, 50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차(000270)는 매출원가율이 전년 대비 1.4%포인트 증가한 80.2%를 기록했다. 비용이 늘면서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19% 감소한 2조572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005380)의 경우 영업이익이 4년 만에 최저치인 7조원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역대 최대 판매기록을 경신했지만 환율이 발목을 잡았다.
 
러시아 수출물량이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쌍용차(003620)에게 루블화 급락은 치명타였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769억원, 50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을 확대했다.
 
완성차 업체들을 주저앉힌 루블화 급락은 유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러시아는 수출의 절반 가량이 원유와 천연가스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감산 합의가 무산된 이후 원유 생산국 간 출혈경쟁이 심화됐다. 그 결과 유가가 급락하며 러시아 경제가 타격을 입었다.
 
◇최근 1년간 원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자료=외환은행)
 
이로 인해 지난해 루블화는 달러 대비 45.9%의 약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26일 30.35루블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 불과 9개월 만인 12월31일 18.66루블까지 떨어졌다. 올 들어서도 약세다. 다만 지난 2일 15.66루블을 기록한 이후 17.54루블까지 반등하며 차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3일 체결된 우크라이나 평화협정으로 러시아 환율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면서도 "향후 추세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러시아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경기 부진에 시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는 대표적인 내구재로,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으면 판매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러시아의 경기 침체가 완성차 업계의 한숨과 연결되는 이유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수익 급감을 피하기 위해 판매 전략 수정에 돌입했다.
 
러시아 시장이 매출의 6~7%를 차지하는 기아차는 지난달 러시아에서 판매되는 전 차종가격을 5만~7만루블 인상했다.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슬로바키아와 국내 공장의 물량을 축소하거나,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 일부를 다른 국가로 이전할 계획이다. 다만, 현지 생산 차종인 리오(프라이드)에 대해서는 판매 역량을 강화한다.
 
쌍용차는 중국·인도·유럽 등으로 판로 다변화를 구상 중이다. 올해 출시된 소형 SUV '티볼리'의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중국·미국 등으로의 수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경우 러시아에서 현지 생산을 하고 있는 덕에 다른 업체들에 비해 영향이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이를 기반으로 오히려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최대 중심지인 노브이 아르바트 거리에 고객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브랜드 체험관을 개관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환율 리스크에 대비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며 "지난해 장사를 잘해놓고도 루블화 등으로 인해 실적이 제대로 나지 않았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올해는 지난해보다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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