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임대육성)정부"월급 205만원은 중산층, 월세 80만원내라"
저소득자 지원받는 소득 3분위, 주택임대 때는 '중산층'
서울은 소득8분위 이상 대상.."고액 전세 살고 말지"
2015-01-13 19:41:55 2015-01-13 19:41:55
[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정부가 내놓은 기업형 임대주택 육성 방안의 수혜 대상이 불분명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책이 나올 때 마다 달라지는 소득 기준 탓에 혼란이 발생하는 데다, 지역별 입주 대상 편차도 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이냐는 비판이다.
 
국토교통부는 13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발표한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육성을 통한 중산층 주거혁신 방안'을 통해 민간임대사업자들의 참여를 독려할 방침이다.
 
각종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 금융 지원 등을 통해 현재 2~3%에 불과한 수익률을 5% 이상 보장, 저조한 참여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전세난으로 인한 월세 가속화와 이로 인한 주거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세입자들이 선호하는 임대주택은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 보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공급자 위주의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간임대사업자의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세입자의 월세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기업형 임대주택의 임대료 산정 기준을 현재 통용되고 있는 '보증금=월세의 150배'에서 임대사업자의 수익률 증대를 위해 보증금을 월세의 100배까지 낮추는 기준을 마련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기업형 임대주택의 예상 월 임대료는 전국 40만원 중반, 수도권과 서울은 각각 60만원과 80만원 내외 수준이다. 정부는 이 정도 임대료를 '중산층'이 지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정부가 '중산층'을 중위 소득의 50~150%로 잡았다는 것이다. 정부 기준을 적용할 경우 월 평균 205만원을 버는 소득3분위 사람이 월 평균 501만원을 버는 9분위와 같은 중산층이 된다. 
 
◇ 현재 중산층의 월 임대료 지불 수준 (자료=국토교통부)
 
소득3분위는 정부가 저소득층으로 판단, 학자금을 무이자로 대출해주고 있는 계층이다. 이밖에도 지난 몇 년간 청와대 국정브리핑에서는 소득1~4분위를 저소득층으로 분류한 바 있다.  
 
무턱대고 중산층으로 엮다보니 지역별로 기업형 임대주택을 들어갈 수 있는 계층도 천차만별이다.
 
서울의 경우 보증금 1억400만원에 월 임대료 70만원,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올리면 8100만원에 81만원은 지불해야 기업형 임대주택 입성이 가능하다.
 
◇ 기업형 임대주택 임대료 예시 및 거주가능 소득 분위 (자료=국토교통부)
 
반면 지방은 보증금 3900만원에 월 26만원, 3000만원에 월 30만원 정도로 임대료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방은 소득3분위 이상, 수도권엔 5분위 이상, 서울은 8분위 이상이어야 기업형 임대주택 임대료를 지불할 수 있다. 즉 정부가 육성하고자 하는 질 좋고 관리 잘 되는 양질의 임대주택을 누릴 수 있는 대상은 적어도 서울에서 만큼은 정부가 의도한대로 '광범위한' 중산층이 아닌 셈이다.
 
게다가 이들 소득8분위 이상 계층은 임대차 계약시 전세를 압도적으로 선호한다. '2012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8분위 이상에 준하는 5분위 소득배율 중 소득4~5분위 계층은 전체 임대차 계약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74%에 달했다. 높은 전셋값을 부담할 능력이 되는데다, 시중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3~4%대인 것을 감안하면 굳이 6% 이상의 월세를 내고 살 명분이 없는 것이다.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감시팀 부장은 "정부가 기업형 임대사업자에게 주는 특혜에도 불구하고 주거안정 효과보다는 임대료 상승 등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욱 크다"며 "고액 전세임차인들의 수요를 돌린다고 해서 기존 고액 임대주택에 서민들이 진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전히 집값이 비싼 상황에서 현재의 전세보증금이 그대로 월세로 전환된다면 월 수백만원대의 월세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중산층의 실질소득은 수년간 지체되고 있는데 고가 월세 임대주택이 쏟아진다면 기존 주택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것은 물론 주변 월세 가격도 상승하는 결과를 초래해 오히려 주거안정을 더욱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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