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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최 경위 유서 공개, "靑 민정비서관실에서 제의가…"
2014-12-14 20:22:15 2014-12-14 20:22:15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청와대 문건 유출혐의로 수사를 받아오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모(45)경위의 유서 전문이 공개됐다.
 
14일 오후 6시쯤 유족들의 동의로 공개 된 최 경위의 유서에는 경찰관으로서 살아온 그동안의 소회와 함께 BH(청와대)의 국정농단 사건과 자신은 무관하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또한 함께 수사를 받아 온 동료 한모 경위에 대해 자신 때문에 이번 일에 연루되게 돼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을 남겼다.
 
이어 청와대 민정비서관실로부터 한 경위에게 회유가 들어왔음을 암시하는 내용도 적혀 있어 향후 파장을 예고했다.
 
이하는 이날 일부 공개 된 최 경위의 유서 전문이다.
 
 
저를 알고 있는 모든 분께!
 
최근 일련의 일들로 인해 신경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수많은 언론들이 저를 비난하고 덫으로 몰고 가고 있지만 저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보여 주신 것은 감사드립니다.
 
경찰 생활하며 16년 동안 월급만 받아 가정을 꾸미다보니 대출 끼고 현재 전세를 살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공무원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경찰 생활을 하면 많은 경험을 했지만 이번처럼 힘없는 조직임을 통감한 적이 없습니다.
 
힘없는 조직의 일원으로 이번 일을 겪으면서 많은 회한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당당하게 공무원 생활을 했기에 지금도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정보관으로서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접하였으나 그 중에서 진정성이 있던 아이들은 세계일보 A 기자와 조선일보 B 기자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서 "BH의 국정 농단"은 저와 상관없고 단지 세계일보 A 기자가 기사로 인해 제가 이번 힘든 지경에 오게 되고 조선일보 B 기자는 제가 좋아했던 기자인데 조선에서 제를 문건 유출의 주범으로 몰고 가 너무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동료이자 아우인 C(경위)가 저와 친하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이런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오게 된 것을 정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세상의 멸시와 경멸은 참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실은…
 
세계일보 A 기자도 많이 힘들 텐데 "내가 만난 기자 중 너는 정말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동생이었다. 그동안 감사했다"
 
C(한 경위)에게
 
너무 힘들어 하지 마라. 나는 너를 이해한다.
 
민정비서관실에서 너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 내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너와 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회사차원의 문제이다.
 
이제라도 우리 회사의 명예를 지키고 싶어 이런 결정을 한다. 너무 힘들었고 이제 편안히 잠 좀 자고 쉬고 싶다.
 
사랑한다 C야. 절대 나로 인해 슬퍼하지 말고 너의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거라.
 
그리고 부탁하건데 내가 없는 우리 가정에 네가 힘이 되어 주길 바란다. C야 나는 너를 사랑하고 이해한다. 사랑한다 C야.
 
언론인 들어라.
 
훌륭하신 분들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생활하시죠. 저널리즘! 이것이 언론인들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부디 잃어버린 저널리즘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새로운 삶에 대한 호기심이 나를 짓눌러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1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명일동성당에서 유족들이 공개한 故 최모 경위의 유서 전문.ⓒ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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