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태양광 합병 승부수..이번엔 빛볼까
미국·유럽 반덤핑 해소는 긍정적..컨트롤타워 일원화
2014-12-12 17:10:13 2014-12-12 17:10:13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에서 세 번째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2010년과 2012년 각각 태양광 기업을 인수한데 이어 이번에는 인수 기업 간 합병을 선언한 것.
 
두 회사는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한편 의사결정의 창구를 단일화 해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
 
한화그룹이 태양광 자회사 간 통합을 결정한 것은 한화솔라원의 입지가 갈수록 불안정하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솔라원은 본사와 제조 기반이 모두 중국에 소재한 탓에 중국 기업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012년 미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해 반덤핑·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하며 견제에 나선 것을 비롯해 유럽은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최저가격 등의 조건을 제시하며 사실상 수입물량을 제한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촉발한 공급과잉과 출혈경쟁으로 자국 기업들이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메이드인 차이나 제품에 철퇴를 가한 것.
 
특히 미국 상무부는 올해부터 태양전지(셀)에서 원산지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기 위해 중국은 물론 대만까지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대만에서 만든 태양전지를 들여와 모듈을 만들고, 이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으로 무역규제를 피해나가자 '우회로' 차단에 나선 것이다.
 
한화솔라원도 현 체제로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합병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말레이시아의 제조 기반을 유연하게 활용해 관세장벽을 뚫고 나가겠다는 노림수다.
 
남성우 한화솔라원 통합법인 대표는 지난 11일 열린기자간담회에서 "한화솔라원은 큐셀과 합병으로 말레이시아의 제조기반을 확보했지만, 중국 태양광 업체들은 이 지역에 생산시설이 없기 때문에 반덤핑 관세를 피해나갈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비용과 기술, 인건비 측면에서도 중국 기업 대비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태양광발전 설치붐이 몰아쳤던 일본 시장의 향배가 불투명한 점도 고려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화솔라원은 일본 시장에 주력하며 유럽과 미국 지역의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 실제 지난 1분기 일본 시장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덕에 350만달러(한화 3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지난 2011년 1분기 3880만달러(한화 4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3년 만의 흑자전환이다.
 
문제는 일본 아베 정권이 최근 들어 원전재가동을 강행키로 하면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솔라원은 무엇보다 일본 태양광 붐 이후를 대비할 대응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
 
지금까지 실적회복의 열쇠를 일본 시장이 쥐고 있었다면 앞으로는 미국과 유럽 지역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화 시설이 완비된 말레이시아 공장을 활용할 경우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반덤핑 관세의 부담도 덜어낼 수 있어서다. 여기에 태양전지와 모듈 생산 중심에서 발전소 건설과 시공, 운영 등 수익성이 높은 다운스트림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합병의 또 다른 성과는 컨트롤타워가 일원화됐다는 점이다.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사이의 거래가 회사 대 회사 차원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반덤핑 규제에 공동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통합 법인이 출범하면 태양광 사업의 창구가 단일화 돼 의사결정과 실행 속도가 빨라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장수급 상황뿐만 아니라 반덤핑 판정으로 인한 원산지 규제 등을 통합관리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만큼 실적개선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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