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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부터 여검사까지'..내공을 쌓아온 백진희의 변천사
2014-11-19 10:53:03 2014-11-19 10:53:03
◇백진희 (사진제공=M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지난 2010년 영화 <페스티발>에서 변태 어묵장수 류승범을 좋아하는 당돌한 여고생 지혜로 출연한 백진희를 처음 접했다. 당시 류승범은 <부당거래>로 엄청난 포스를 내보이던 시기. 백진희는 그 류승범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신예였다. 이미 <반두비> 등 독립영화에서는 신성으로 손꼽히는 존재였다고 했다.
 
이후 MBC <거침없이 하이킥3>에 출연, 88만원 세대의 설움을 표현했다. 독특한 4차원의 캐릭터를 연기한 백진희는 당시 크리스탈, 이종석 등 젊은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조금씩 성장했다.
 
시트콤으로 성공했기에 미니시리즈로 향할 것 같았던 백진희는 주말드라마로 방향을 바꿨다. 당시 소속사는 선배 배우들과의 호흡을 통해 연기 공부를 하고자 했던 백진희의 의지라고 말했다. 혹독한 시집살이를 경험하는 연기를 통해 백진희는 본연의 청순함을 뽐냈다. 당시의 백진희는 호평일색이었다.
 
그리고 <기황후>에 합류해 날카로운 이미지를 드러냈다. 그가 연기한 타나실리는 대다수가 어울리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던 악역이었다. 하지만 백진희는 보기 좋게 우려를 불식시켰다.
 
김서형 앞에서의 당돌한 모습, 하지원에 대한 안하무인한 태도, 지창욱 앞에서 사랑받지 못하는 여인의 한을 드러내는 모습 등 <기황후>에서의 백진희의 퍼포먼스는 대단했다. 특히 교수형에 처해지기 직전의 연기는 정점이었다. 
 
그런 뒤 <트라이앵글>에서는 남성들의 사랑을 받는 청순한 여인으로 다시 한 번 TV를 찾았다. 비록 <트라이앵글>은 혹평을 받은 작품이지만 백진희만큼은 자신의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백진희 (사진제공=MBC)
 
그리고는 이번에 <오만과 편견>에 합류했다. 여주인공 1번이다. 그간 백진희는 주로 여자 2번의 포지션으로 작품에 등장했다. 백진희보다 더 이름 값이 높았던 배우가 늘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그가 연기하는 한열무는 왜소하고 풋풋한 마스크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여검사 역이다. 동생을 잃은 깊은 상처를 안고 검사가 된 케이스다. 당초 백진희가 이같은 역할을 맡았다는 점은 <오만과 편견>의 불안요소로 꼽혔다.
 
7회까지 뚜껑을 연 <오만과 편견>은 월화극 동시간대 시청률 1위의 기염을 토하고 있다. 기대가 되지 않았다는 편견을 치우고 기존의 뻔한 러브라인이 없는 드라마로 사랑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백진희가 있다.
 
한열무는 죄를 지었으면 반드시 죄값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는 당돌한 신입 검사다. 구동치(최진혁 분)와 일을 함께 하지만 구동치가 자신의 동생을 죽였다는 의심을 놓치 않는 인물이다.
 
한열무를 통해 백진희는 화내고 쏘아붙이는 연기를 선보인다. 털털하고 보이시한 모습은 기존 백진희에서 볼 수 없었던 지점이지만 굉장히 자연스럽다. 아울러 검사라는 직업이 갖고 있는 특유의 무게감도 엿보인다. 백진희의 스펙트럼이 <오만과 편견>을 통해 한 단계 더 진화한 느낌이다.
 
방송 전 만난 백진희는 <오만과 편견>의 반응을 기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물어봤다. 다소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이었는데 활발하게 바뀌었다는 것이 소속사의 전언이다.
 
백진희는 "기존 드라마와는 확실히 다르게 검사들의 세계를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나에게도 큰 도전이 될 것 같다"며 "지금까지는 선배들과 신나게 연기하고 있다. 진정성을 담고 연기를 하면 시청자들도 나의 진정성을 봐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마 <오만과 편견> 때만 진정성 있는 연기를 펼친 것은 아닐테다. 그간 어떤 작품에서든 이같은 태도로 연기를 했기에 대부분의 작품이 호평으로 마무리 될 수 있지 않았을까. 백진희는 이번 작품이 끝날 때쯤 얼마나 성장해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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