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버섯처럼 번진 '오토'..걱정 잔뜩 게임업계
2014-11-10 16:39:45 2014-11-10 16:39:50
[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1조원 규모의 온라인게임 오토작업장 조직이 검찰에 적발되면서, 게임업계가 앞으로 미칠 파장을 걱정하는 눈치다. 갈수록 온라인게임 시장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를 짓누를 수 있는 대형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상최대 규모 불법 온라인 작업장 적발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게임산업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게임아이템(게임머니) 불법생성 작업장 운영자 15명을 구속 기소하고,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의 전·현직 대표이사 등 4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적발된 불법 작업장은 총 53곳이며, 이들의 불법 환전액은 2년간 약 1조 규모로 집계됐다. 연간 거래액수로 따지면 지난 2013년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 규모인 5조4523억원의 약 10%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합수단에 따르면 업자들은 주민등록번호, I-Pin, 핸드폰번호 등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취득해 리니지 등 인기 MMORPG 게임 ID를 만들고, 불법 자동 프로그램을 통해 게임머니를 불법으로 생성했다. 이렇게 생성된 게임아이템들은 대량의 타인 ID로 중개사이트에서 판매됐다.
 
(사진제공=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
 
또 국내 1, 2위 게임 아이템 중개 사이트인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는 작업장에서 게임아이템 불법거래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혐의로 중개업체가 입건돼 재판에 넘겨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템매니아 관계자는 “일부 고객 등급 운영에 있어 신중을 기하지 못한 부분을 파악했으며, 관계 기관 협조는 물론 내부적으로도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고객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이후 완벽히 구매자 중심의 사이트로 서비스로 재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온라인게임 업계..돌발 악수에 '촉각'
 
게임업계는 대규모 불법 작업 적발 규모에 놀라면서도 온라인게임 시장 전체에 미칠 파장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작업장 업주들이 판매하는 게임머니는 게임 플레이의 결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당장 각 게임사의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진 않는다.
 
하지만 아이템매니아를 이용했던 누적 고객수만 900만명에 이를 정도로, 아이템 현금 거래는 온라인게임 생태계에 깊숙히 들어와 있다는 점을 업계에서는 ‘불안요소’로 보고 있다.
 
지금은 많은 온라인게임 이용자들이 작업장에서 만들어진 게임머니를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이 같은 거래가 힘들어질 경우 게임 이용 자체가 위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 2월 게임법 시행령 개정으로 웹보드게임 내에서 게임머니 불법 환전이 어려워지자,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 등 관련 게임사들의 매출이 급감한 바 있다.
 
불법 환전된 게임머니를 포커, 고스톱 등을 모사한 게임에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와 불법 온라인게임 작업장  단속은 엄연히 다른 문제지만, 현금 거래를 통해 대규모 게임머니가 게임 내에서 거래되는 것을 막는 효과는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다.
 
(사진=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
 
또 불법 프로그램을 통한 대규모 게임 자동플레이가 만연해 있다는 것이 드러남에 따라, 정상 게임 이용자 보호를 위한 각 게임사의 책임 있는 후속조치에 대한 요구도 커질 전망이다.
 
문화체육부 관계자는 “건전한 게임 이용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게임물의 아이템 환전 알선,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미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며 “게임 업계와 재발 방지를 위한 대화에 나설 계획이지만, 게임업계가 자율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법을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게임업계 내부에서는 작업장 업주들의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져 게임사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게임 개발자는 “일부 오토프로그램의 경우 게임사가 적발할 수 없도록 겹겹의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해 놓는데, 일반 사기업의 보안망을 뚫는 것보다 더 접근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며 “또 완전 오토가 아니라 중간 중간 사람이 조정하는 경우도 많아 게임사 자체만으로는 불법 사용자 찾기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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