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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전자 모바일..샌드위치 신세 전락
"가격대별 제품경쟁력 확보해 회복 시도"
2014-10-30 14:10:18 2014-10-30 14:10:18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삼성전자가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IM) 부진으로 급격히 악화된 3분기 실적을 내놨다. 지난 2년간 삼성전자 고공행진을 이끌었던 무선사업부(IM)는 반도체사업부에 리더 자리를 내주면서 주력에서마저 밀려났다.
 
문제는 중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약진하고 하는 후발 업체들의 공세가 간단치 않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이 견고함을 유지하며 삼성을 밀어낼 태세다. 이건희 회장이 한국경제에 적용했던 샌드위치 우려가 삼성전자에 현실화됐다.  
 
삼성전자는 30일 연결기준 3분기 영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0% 감소한 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확정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어젖힌 지 불과 1년 만에 반토막 이상 이익이 줄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 변화에 대응 못했다"
 
무엇보다 무선사업부(IM) 이익의 수익 급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3분기 삼성전자 IM 부문 영업이익은 1조7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조7000억원에 비해 5조원 가량 급감했다.
 
이번 3분기에는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2조원 아래로 떨어지며 반도체 및 부품(DS) 이익 2조3300억원보다 크게 뒤쳐졌다. 3년 만에 반도체사업부에 영업이익을 추월당하는 극단으로 내몰렸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IM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66%, 지난 1분기에는 무려 72%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 3분기 IM 비중은 42.5%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를 출시한 지난 2011년 3분기 이후 13분기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
 
글로벌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은 소폭 성장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또 중저가 제품 비중이 늘고 기존모델 가격이 인하되면서 평균판매단가(ASP) 또한 하락하며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여기에다 갤럭시노트4, 갤럭시노트 엣지, 갤럭시 알파 등 신제품 홍보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을 집행한 것도 영업이익을 크게 축소시켰다.
 
삼성전자는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IM 영업이익이 2분기 연속 하락했다"며 "업체 간 차별화 축소로 프리미엄이 감소하고 판매단가가 떨어지는 등 급격한 시장 변화가 있었지만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시장 변화에 따른 대응에 있어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스마트폰, 미래도 밝지 않아"
 
문제는 스마트폰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향후 급격한 개선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1억200만대, 이중 스마트폰 비중은 70% 후반대"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8000만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8840만대를 팔아치우며 분기 기준 1억대 판매도 넘봤지만 판매 성장이 둔화되면서 올 3분기에는 7000만대 후반대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066570)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해 3분기 1200만대에서 올 3분기 1680만대까지 올라오며 전사 실적 개선을 이끈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 지난 1년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성장률은 각각 -11%, 40%다. LG전자는 G3로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중저가 시장에서는 G시리즈 파생모델과 L시리즈III를 앞세워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수익성을 추구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3분기 35%에서 올 3분기 24.7%로 떨어진 반면 중저가 라입업을 내세운 후발 주자들을 중심으로 점유율이 확대됐다. LG전자가 4.7%에서 5.2%로 늘어났고, 중국 샤오미와 화웨이도 각각 5.6%, 5.1%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역시 향후 스마트폰 라인업을 대폭 개편해 가격대별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갤럭시노트 엣지와 같은 신기술을 적용한 의미있는 혁신 제품들로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한편, 중저가의 보급형 시장에서는 소재,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에서 차별성을 강화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시장의 빠른 성장을 사업 확대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며 "특히 본격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LTE 시장에서는 하이엔드와 함께 보급형 모델의 경쟁력을 높여 시장 성장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업체별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출처:Strategy Analy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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