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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3분기 정유 '먹구름' 비정유는 호조(종합)
석유개발·화학 부문이 정유 부진 상쇄
2014-10-28 12:52:18 2014-10-28 12:52:18
◇출처=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실적발표 자료.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SK이노베이션이 매출의 70%가량을 담당하는 석유사업 부문에서 2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부진한 성적표를 떠안았다. 다만 석유개발사업과 화학부문에서 각각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며 정유사업의 부진을 상쇄하는 데 성공, 직전 분기인 2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6조6084억원, 영업이익 48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5.9% 증가했지만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은 85% 급감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62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당초 시장에서는 석유사업 부진의 여파로 사실상 손익분기점 근처인 90억원대 흑자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으나 비석유사업 부문 선전에 힘입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내놨다. '포트폴리오 효과' 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 3분기 주력과 비주력 사업에서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는 매출액 12조1262억원, 영업손실 22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5.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2분기 2149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2분기 연속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무엇보다 최근 급격한 유가하락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정유사들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지난 3분기 배럴 당 10달러 가량 급락하며 SK에너지는 물론 전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Oil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원유 도입과 석유제품 판매 간 시차가 평균 한 달 정도인데, 9월 들어 전개된 유가 급락이 정유사업 전체 손익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부문은 손실액이 1382억원에 달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석유사업은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평가손실 확대와 정제마진 약세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 전체 매출액의 1.5%(3분기 기준)에 불과한 석유개발사업은 121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미국 생산광구 인수 완료에 따라 일 평균 생산량이 전분기 대비 6000배럴 상승한 7만1000배럴을 기록했으며, 이에 따른 손익 반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베트남 15-1 광구에서 추가유전 개발에 성공해 4분기부터는 하루 평균 3600배럴의 원유를 더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추가 유전 개발과 지속적인 증산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화학사업을 담당하는 SK종합화학은 매출액 3조4688억원, 영업이익 130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66% 급감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185% 증가해 한층 개선된 성적표를 내놨다.
 
합성섬유와 PET(페트)병의 원료가 되는 파라자일렌(PX) 부문에서 SK종합화학을 비롯한 각 업체들이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가동률 조정에 나선 점과 신·증설 물량의 출회가 지연된 영향이 컸다는 게 SK이노베이션의 설명이다.
 
윤활유 사업을 담당하는 SK루브리컨츠는 역내 신규설비 증설에 따른 경쟁심화로 판매 물량이 소폭 감소하고 비용이 늘어 매출액 7009억원, 영업이익 732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4분기 경영환경 역시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석유사업의 수익과 직결되는 국제유가 전망과 관련해 배럴당 80달러 수준이 붕괴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열린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두바이유가 배럴당 80달러가 되면, 전 세계 생산량의 3%정도가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80달러 이하로 떨어질 수는 있지만, 금융시장의 투기자본 영향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뿐, 상당기간 하방 경직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파라자일렌 가격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시장 수급상황에 맞춰 가동률 조정에 나서고 있는 만큼 내년 초까지 급격한 등락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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