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 조승희기자] 여야가 16일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등의 국정감사에서 검찰의 '사이버 명예훼손' 방침에 대해 치열한 난타전을 벌였다.
논란의 한복판에 있는 '카카오톡'과 관련해서도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공방의 핵심은 '카카오톡 감청' 논란이었다. 검찰이 감청 영장을 통해 이미 송수신 된 메시지를 카카오 측으로부터 받아온 점을 두고 야당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은 대법원 판례상 송수신이 완료된 메시지를 들여다보는 것은 감청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도 "감청영장은 수사기관이 통신 내용을 실시간으로 듣고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도 "감청 영장 취지로 한다면 미래의 것을 채집해야 한다. 과거 저장된 메시지를 채집하는 건 영장 취지대로 집행된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수남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런 지적에 대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감청영장의 법률적 성격은 미래의 일정 기간 동안 당사자 간의 통신내역을 볼 수 있게 허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에 위탁할 당시엔 '미래 시점'이므로 문제없다는 주장이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거들었다. 홍일표 의원은 서영교 의원이 거론한 판례에 대해 "(당시 재판부는 '불법 감청'혐의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 과거에 저장된 기록을 본 것은 감청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이 사안과는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김 지검장은 "위법 논란과 관련해 향후 영장집행에 있어 제도적 개선점과 문제점이 없는지 깊이 고민 검토해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가 16일 오후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속개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보좌를 위해 나온 다음카카오 관계자가 참고 메모에 '애플이 아이폰에서 제공하는 아이메시지와 동일한 방식으로 구현하기를 결정, 아이메시지의 보안수준은 굉장히 높음'이라고 적고 있다.ⓒNews1
이날 오후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참고인으로 출석하자, 여야는 다음카카오의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 대책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다음카카오가 검찰의 감청영장 집행에 대해 기존의 '송수신 내역 제공'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김진태 의원은 "지난 자료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감청영장이 나오는 범죄의 대부분은 간첩사건이다. 나머지도 강력사건"이라며 "국민들이 막연히 불안해한다고 카톡 대화 자료를 못 주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민식 의원도 "대화 내용을 아예 서버에 저장하지 않으면 유괴, 간첩사건, 유병언 같은 사람을 어떻게 검거하느냐"며 "범죄의 확실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들은 그동안의 관행을 질타하면서도 다음카카오의 개인신상 보호정책에 대한 옹호입장을 드러냈다.
새정치연합 전해철 의원은 "카카오톡이 잘못된 관행으로 시민들에 대한 충분한 보호의식 없이 해왔던 것이 오늘의 이런 사건을 초래했다"고 질타했다. 야당 의원들은 그러면서 이 대표를 향해 다음카카오의 정책 변화에 대해 꼼꼼히 물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답변에 나선 이 대표는 다음카카오의 개인신상 보호정책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실질적으로 검찰이 다음카카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선 대화 내용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압수수색 영장을 통한 대화 내용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영장 발부에서 집행까지 2~3일 보다 더 오래 걸릴 것으로 안다. 오더라도 저희 서버에 메시지가 남아있지 않을 거다. 또 프라이버시 모드가 적용되면 메시지가 남아있더라도 암호화된 메시지를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과거 감청 영장 집행 방식에 대해 "위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도 "고민이 부족했던 점에 대해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