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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제3의 조정위원회 합의한 적 없다"
2014-09-18 14:56:58 2014-09-18 15:01:26
◇고 황유미씨의 부친 황상기씨.(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와의 교섭중인 반도체피해자측이 입장차에 따라 협상주체를 달리하면서 삼성전자와는 물론 협상주체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는 삼성전자(005930)와 반도체 피해자 가족대책위원회가 최근 합의한 제3의 조정위원회 설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반올림은 조정위 설립의 찬반 여부에 대해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18일 반올림은 공식 성명을 통해 "삼성은 교섭 목적이 반올림 밀어내기가 아니라면 '직업병 대책마련을 위한 교섭'에 성실히 임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지난 6차 협상부터 반올림측 협상단에서 이탈하고 가족대책위를 구성한 피해자들이 삼성전자와 보상안 기준 마련에 합의한 것에 대한 입장 표명이다.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는 17일 7차 교섭에서 보상안 기준안 마련을 위한 조정위원회 설립에 합의했다.
 
문제는 이는 삼성과 가족대책위 양측간의 합의였고 이 과정에서 반올림이 사실상 배제됐다는 점이다. 이는 삼성이 반올림측 교섭단(활동가 및 피해자 가족 2명)보다 가족대책위(피해자 및 가족 6명)를 협상 주체로 인정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반올림은 성명을 통해 이같은 교섭 과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반올림은 "삼성이 말하는 '발병자 및 가족과 대화를 계속 하겠다'는 의미가 '반올림과 가족대책위 모두를 교섭의 주체로 인정한다는 것인지'에 대하여 명확한 답변을 요청했으나 삼성은 계속 '발병자 및 가족과 대화 하겠다'고 한 채로 교섭이 끝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6차 교섭에서 논의하기로 약속한 '33명이 포함된 보상 기준안'에 입장조차 내놓지 않은 채 '무엇'을 위한 '어떠한' 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과연 신속하게 논의를 진전할 합당한 조정위원회를 구성이 가능한지가 의문"이라며 "이런 우려 속에서 반올림은 조정위원회에 대해 반색을 표했음에도 일부 기사를 통해 조정위원회에 합의했다고 보도되고 있으니 심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반올림은 또 "교섭과정에서 보여준 삼성의 태도는 삼성 직업병 대책마련을 위한 교섭을 성실하게 하여 합의점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었다"며 "삼성교섭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고통에 진정으로 사과와 보상, 이후 이런 일이 없도록 재발방지 하는데 힘을 쏟아야 함에도 교섭단 분열과 교섭회피와 무시, 불성실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해자 및 가족 6명의 의견은 다르다.
 
가족대책위 대표인 송창호씨는 "반올림이 교섭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가족대책위 구성 사유를 밝힌 바 있다. 정작 피해자들의 의견이 협상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송씨는 "보상안 마련 이후에도 향후 협상 과정에 계속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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