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허위로 조작한 생물학적 동등성(생동성) 시험결과를 바탕으로 제조된 효능이 없는 약품이 판매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요양급여를 지출해 손해가 발생한 데 대해 배상을 받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생동성 실험회사 ㈜랩프런티어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손익상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원고 승소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랩프런티어는 국내 제약사들로부터 생동성 시험 용역을 받은 뒤 시험데이터를 조작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제약사들은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의약품을 제조해 요양급여대상으로 인정받았다.
식약청은 2007년 1월 제약사들이 조작된 생동성 보고서를 제출해 약을 제조한 사실을 적발했고, 보건복지부는 해당 의약품을 요양급여목록에서 제외했다. 랩프런티어의 대표이사와 연구원들은 위계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공단은 "랩프런티어의 불법 행위로 요양급여를 지출했다"며 이에 대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1심은 랩프런티어 측의 불법행위를 인정해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으나, 항소심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공단이 실제로 손해를 본 것은 아니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환자들은 불법 의약품이든 다른 약품이든 복용했을 것이므로 공단은 어차피 요양급여를 지출했을 것이라는 '손익상계'를 주장한 랩프런티어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해당 의약품들이 처방·조제돼 대체의약품이 처방·조제된 것과 동일한 이익을 얻었다고 인정하려면 두 약품이 동일한 효능을 가진 것을 증명해야 하지만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알 수 없다"며 손익상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생동성 시험자료의 조작 사실이 드러나 요양급여대상에서 제외된 의약품들의 가치는 요양급여비용에 미치지 못하고, 그 차이만큼의 손해는 남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랩프런티어위 불법행위 내용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본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제약사들이 랩프런티어의 조작된 보고서를 바탕으로 약품을 제조·판매해 공단에 손해를 주고 이득을 올린 것은 아니라고 본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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