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앨범을 발표한 그룹 위너. 왼쪽부터 김진우, 송민호, 강승윤, 남태현, 이승훈. (사진=YG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신인 그룹 위너(강승윤, 이승훈, 송민호, 남태현, 김진우)의 데뷔 앨범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위너는 12일 첫 번째 정규 앨범인 ‘2014 S/S’를 발표했는데요.
위너의 데뷔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대형 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가 빅뱅 이후 처음 내놓는 보이 그룹이라는 점, 그리고 지난해 방송됐던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Mnet 'WIN: Who Is Next‘를 통해 얼굴을 비췄던 위너가 무려 10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친 뒤 발표한 앨범이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줄 것이냐는 점 때문이었는데요.
위너의 데뷔 앨범을 들어보면 위너의 멤버들과 YG가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습니다.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잡았고, 자신들만의 색깔까지 보여줄 수 있는 앨범을 내놨네요. 공을 들인 만큼 결과도 만족스럽습니다. 앨범의 수록곡들은 각종 음원사이트에 공개되자마자 차트 상위권에 줄을 세웠습니다. 특급 신인다운 특급 데뷔입니다.
YG는 그동안 남들보다 더 좋은 노래, 더 잘생긴 가수, 더 멋진 춤을 통해 비교 우위를 점하려 애쓰기 보다는 남들과 다른 노래, 개성 있는 멤버, 색다른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YG만의 입지를 다져왔는데요. 빅뱅과 2NE1이 바로 그런 전략을 통해 정상의 자리에 오른 케이스죠.
데뷔 앨범을 발표하기 전 위너에겐 두 가지 숙제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다른 기획사의 신인 아이돌 그룹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소속사 선배 그룹인 빅뱅과의 차별화였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숙제였는데요. 위너가 데뷔 앨범을 통해 두 가지 숙제를 훌륭하게 해냈습니다. "우리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증명해 보인 것 같네요.
총 10곡이 담긴 이번 앨범엔 두 곡의 타이틀곡이 실려있습니다. 신인 아이돌 그룹이 데뷔와 동시에 10곡이 실린 정규앨범을 낸다는 점도 이례적이지만, 멤버들이 이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는 점도 특별합니다. 위너는 자신들이 직접 만든 곡을 통해 다른 아이돌들과 확실히 차별화된 자신들만의 음악을 선보이는데요.
‘공허해’와 ‘컬러링’이 바로 타이틀곡입니다. ‘공허해’는 "거울 속에 내 모습은 텅 빈 것처럼 공허해. 혼자 길을 걸어봐도 텅 빈 거리 너무 공허해"라는 후렴구가 인상적인 곡으로서 이별 후의 공허함을 몽환적으로 풀어냈습니다.
이 노래를 들어보면 위너가 어떤 음악적 색깔을 지향하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데요. ‘감성 힙합’이란 이름을 붙이면 어떨까요. YG의 다른 가수들이 그렇듯, 위너는 힙합을 기본 베이스로 합니다. 하지만 좀 더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색깔이 짙습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거짓말’이나 ‘판타스틱 베이비’와 같은 신나는 음악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빅뱅과 차별화된 부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YG의 연습생인 B.I가 '공허해'의 작사, 작곡에, 바비는 작사에 참여를 했다는 점인데요. 한때 'WIN: Who Is Next'에서 위너 멤버들과 데뷔 기회를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두 사람이 위너의 데뷔에 큰 도움을 줬네요. B.I와 바비는 현재 Mnet ‘쇼미더머니3’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데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발산했던 끼와 ‘공허해’를 만들어낸 음악적 감각을 보면 두 사람이 참 물건이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B.I와 바비의 정식 데뷔를 기다리고 있는 팬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컬러링’은 강승윤이 작사, 작곡에 참여한 노래입니다. 송민호와 이승훈도 가사를 썼습니다. 애절한 그리움이 느껴지는 곡인데요. 위너가 정식으로 데뷔하기 전, 록 음악에 제격인 듯한 강승윤의 목소리가 과연 힙합을 기반으로 하는 위너의 노래에 어울릴까 걱정을 했던 사람들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강승윤이 팀에 완전히 녹아들었네요. 강승윤은 신인답지 않은 노련한 창법으로 노래의 강약 조절을 하면서 감정을 표현해냈습니다. 그리고 남태현과 김진우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강승윤과 함께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내네요.
3번 트랙에 실린 '끼부리지마'는 송민호와 이승훈이 작사에 참여한 노래입니다. 대중적인 멜로디를 갖고 있는 곡이고, 특히 레게 느낌의 독특한 리듬이 어깨를 들썩이게 합니다.
이승훈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하고 지나갈까요. 이승훈은 잘 알려졌듯이 SBS 'K팝스타' 출신인데요. 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할 당시 독창적인 무대 퍼포먼스로 많은 관심을 받았었죠. 대신 랩 실력에 대해선 의문 부호가 따라붙었습니다. 위너에서 이승훈이 맡아야 할 포지션이 바로 랩퍼이기 때문에 데뷔 전에 약간의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인데요. 많은 연습과 준비를 한 것 같습니다. 이승훈은 데뷔 앨범에서 자기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YG의 새 보이 그룹 위너. (사진=YG엔터테인먼트)
송민호가 작사, 작곡에 참여한 송민호의 솔로곡 '걔 세'는 강렬한 힙합 리듬으로 귀를 사로잡는데요. 위너에게 강렬한 힙합 음악을 기대했던 팬들이 있다면 이 노래를 가장 좋아할 것 같습니다. 송민호는 독특한 신스 사운드 위에 묵직한 중저음의 랩을 뱉어내는데요. 목소리도, 랩핑도 참 매력적이네요. 중저음의 목소리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소속사 선배인 빅뱅의 탑을 연상시키기도 하고요. 사실 이 노래 뿐만 아니라 앨범 전체적으로 송민호의 역할은 상당합니다. 송민호는 수준급의 랩을 통해 위너의 감성적인 음악에 힙합을 기반으로 한 YG 음악의 색채를 더해줍니다.
경쾌한 비트의 '척'이 5번 트랙에 있습니다. 송민호과 강승윤이 작곡에 참여했고, 송민호가 가사를 썼습니다. 빅뱅이 팬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힙합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두루 선보였다는 거죠. 위너 역시 '척'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해보입니다.
6번 트랙의 '고백하는 거야'는 남태현의 솔로곡입니다. 솔로곡을 통해 강렬한 힙합을 선보였던 송민호와 달리, 남태현은 잔잔한 피아노 발라드를 선보이는데요. 이렇게 전혀 다른 색깔을 가진 듯한 멤버들이 한 팀에 속해 있다는 것이 위너의 큰 무기 중 하나겠죠. '고백하는 거야'는 사랑하는 여자에게 진솔한 마음을 담아 고백하는 내용을 담은 곡인데요. 남태현의 목소리가 감미롭습니다. 많은 여성팬들이 이 노래에 열광할 것 같네요.
◇위너의 멤버들은 데뷔 앨범에 수록된 전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팝 발라드 장르의 '사랑하지마'가 7번 트랙에 있는데요. 남태현이 메인 프로듀싱을 맡아 작곡에 참여했습니다. 남태현이 멤버들이 장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송민호와 이승훈가 매력적인 랩을 보여줄 수 있는 파트가 포함돼 있고, 강승윤은 자신의 강점인 파워풀한 보컬을 선보입니다. 각자가 제 자리에서 자기의 역할을 하고, 이것을 통해 전체가 어우러지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것. 아이돌 그룹이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이겠죠.
8번 트랙의 'Different'는 송민호와 강승윤이 함께 작곡한 노래입니다. 감미로운 기타 리프로 시작되는 곡인데요. 멤버 개개인이 가진 목소리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너와 나 입을 맞추고 난 그 뿐이라고. 조금만 떨어지라고 해. 네가 내 품으로 들어와 흐느껴도 껴안아주지 않는 나"와 같은 가사가 애절한 분위기를 더해주고, "I'm just different 네가 원하는 그 남자완 달라. I'm just different 착한 남잔 되지 못해 난"이란 후렴구는 중독성이 있습니다.
남태현은 9번 트랙의 '이 밤'의 작사, 작곡에도 참여했습니다. 이별 후의 그리움에 대해 표현한 R & B 곡인데요. 송민호와 이승훈의 랩으로 시작되는 도입부가 인상적이네요. 제목처럼 조용한 밤에 가만히 눈을 감고 들으면 좋을 만한 노래입니다. 최근 이별을 겪은 팬이 있다면 이 노래를 듣다가 눈물을 주르륵 흘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10번 트랙의 'Smile Again'은 'WIN: Who Is Next'에서 B팀과 경쟁을 벌이던 당시 선보였던 노래죠? 강렬하고 신나는 멜로디가 대중적이고, 위너 멤버들은 이 노래를 통해 에너지를 발산해냅니다.
한동안 위너에게 서운한 감정을 가졌던 팬들도 있을 겁니다. 'WIN: Who Is Next'가 종영한 이후 곧장 데뷔할 것 같았던 위너가 한참이 지나서야 데뷔 앨범을 내놨기 때문인데요. 앨범을 들어보면 그럴 만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만큼 철저한 준비를 해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내놨기 때문인데요. 국내외를 오가면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위너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위너는 다음달엔 일본에서 데뷔 앨범을 발표하고, 현지 콘서트 투어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 위너 정규 1집 '2014 S/S'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특급 신인의 특급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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