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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배당 늘리면 주주 가치 훼손될 수 있어"
2014-08-02 09:00:00 2014-08-02 09:36:16
[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새 경제팀의 배당 제도 개선 의지에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배당 확대가 오히려 주주 가치를 훼손할 수 있어 배당 이슈는 산업·기업적 특성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2일 "인터넷 등 고성장 산업에 투자하는 주주들은 회사가 유보 금액을 활용해 추가 성장 기회를 잡아가길 원한다"며 "배당을 받은 후 세금을 떼고 저축을 하는 주주의 유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이어 "NAVER(035420)가 이익의 1%대에 불과한 배당 성향을 갖고 있음에도 투자자들이 더 높은 주가를 지불하고 주주가 되길 원하는 이유가 투자에 따른 추가 성장"이라며 "이런 기업이 정부 정책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배당을 확대하는 건 주주의 수요에 역행하는 행위고 향후 투자 기회 상실에 의해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를 훼손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소득 환류세제에 대해서도 박 연구원은 "지난해 네이버의 순이익은 1조9000억원을 넘어섰지만 배당, 고용, 투자 등 항목에 지출한 금액은 400여억원에 불과하다"며 "정부 정책에 따른다면 상당액의 세금을 물어야 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배당을 큰 폭으로 확대하는 것이 주주 가치에 도움을 줄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IT와 자동차 업종은 투자를 통해 더 큰 수익을 주주에게 안겨줄 수 있다"며 "IT와 자동차의 경우 업종 특성 상 대규모 설비투자(CAPEX)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염두했을 때 IT·자동차 업종에게 배당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배당 성향은 IT와 자동차 업종을 제외하면 세계 평균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곽현수 연구원은 "IT와 자동차 업종의 지난해 순이익은 508억달러로 우리나라 순이익의 71%를 차지한 반면 배당은 전체의 30% 수준"이라며 "IT와 자동차 업종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배당 성향은 42.5%로 세계 평균 배당 성향 36.9%보다 높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섹터별 배당 성향에 따른 우리나라의 적정 배당 성향을 추정했을 때의 결과는 31.7%"라며 "이는 지금보다 14%포인트 높은 것이고 이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건 IT와 자동차의 몫이지만 급하게 처리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자료=한화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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