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라면사건' 1년..정부, 감정노동자 보호대책 추진
2014-07-18 16:12:08 2014-07-18 16:16:21
[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감정노동자 보호 대책이 마침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18일 고용노동부는 사업장에 전문가를 보내 감정노동자의 정신건강과 안전을 살피는 지원을 강화하고 감정노동자 평가도구 개발 등을 함께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날 고용부는 서울 롯데호텔에서 '감정노동 종사자 건강보호 선포식'을 열고, 안전보건공단과 노사·소비자단체 등과 '감정노동자를 생각하는 기업 및 소비문화조성을 위한 공동협약'을 체결했다.
 
사업장별 지원과 자율개선 유도를 동시에 추진하는 한편, 우수 사업장의 사례들은 따로 모아 공유하는 등 감정노동자들의 안전·보건 문화활동을 전개한다는 것.
 
이날 선포식 자리에서는 '감정노동 종사자 건강보호 서포터즈단'이 발족했는데, 앞으로 이들을 현장에 파견해 감정노동자들의 고충을 들어줄 무료 컨설팅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서포터즈단은 직업환경의학과 직무스트레스전문가 등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감정노동자는 업무상 특정 감정 상태를 연출해야 하는 직군을 두루 포함한다. 서비스업계의 승무원, 텔레마케터 등이 대표적이다.
 
그간 이들에 대한 감정폭행 사건은 끊임 없이 발생했지만, 대부분 감정노동자 개인에 참고 넘어가기를 요구하며 별다른 개선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감정노동은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라도 특히 여성에 더 강도 높게 요구되는 탓에 여성 인권문제와도 직결돼 있다. 감정노동자를 위한 대책은 특정 업계 종사자의 안전과 보건 보장 차원을 너머 '인권'보호 측면에서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감정노동자에 대한 감정폭행 문제를 법·제도적 차원에서 해결하려는 시도는 지난해 4월 발생한 이른바 '비행기 라면사건' 뒤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포스코의 한 임원이 라면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승무원을 폭행한 사건이 사회적으로 이슈화하면서다.
 
SNS를 타고 급속 전파된 이 사건 뒤 포스코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임원에 대한 비난 여론과 승무원에 대한 동정 여론이 계속되면서 사건 발생 한달 뒤인 5월24일 '감정노동자 보호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 되기에 이르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명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개정안은 그러나 3일 뒤 환노위에 회부된 뒤 사실상 무산됐다. 취지는 타당하나, 기존 법안은 물론 근로복지기본법에 이미 반영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에는 '사업주의 의무'로 "근로자의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을 규정하고 있다.
 
동법 4조는 이를 '정부의 책무'로도 규정, 산업안전보건공단 등과 협력해 사업주와 근로자에 행정·재정적 지원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근로복지법 제83조에도 "스트레스, 개인의 고충 등 업무저해요인의 해결을 지원해 근로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다른 많은 노동 문제들과 마찬가지로 '있는 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생기는 문제'인 것.
 
때문에 환노위는 "고용부령 개정만으로 취지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고, 6월18일 전체회의에 해당 안건을 재상정해 방하남 전 고용부 장관이 참석한 자리에서 "감정노동자의 노동대가가 너무 낮게 책정돼 문제가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대한 방 전 장관의 약속이 1년 1개월만에 '첫 삽'을 뜬 셈이다.
 
업계 종사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과외 매칭 서비스 업체에서 텔레마케터로 1개월째 근무중인 A 씨는 "사실상 감정노동을 수반하지 않는 일은 없겠지만 텔레마케터 등 특정 직종에서는 감정소비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A씨는 또 "반기지 않을 전화를 하는 직업이라는 내적 갈등에 일부 사람들의 언어폭행까지 견뎌내야 한다"면서 "텔레마케터 직종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종사하고 있고, 실제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도움을 주고 있는 직업인 만큼 이 캠페인이 계속 이어져 텔레마케터는 물론 다른 감정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10일 열린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대국민 홍보 캠페인'에서 발언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한명숙 의원.ⓒ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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