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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김무성,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막판 '이전투구'
徐-金, 당내 우려에도 연일 네거티브 이어가
2014-07-10 19:13:19 2014-07-10 19:17:35
[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차기 여권 지도부를 선출하는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일부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이 도를 넘어 이전투구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원조 친박 서청원 의원과 비주류 좌장 김무성 의원은 연일 설전을 벌이며 팽팽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권 내부에선 '전대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장 새 지도부는 7·30 재보궐 선거를 이끌어야 한다. 이번 재보선 결과에 따라 원내 과반(151석) 여부가 정해진다. 또 전대에서 드러난 해묵은 계파 갈등도 봉합해야 한다. 과제가 산적해있다.
 
무엇보다 지도부는 차기 총선(2016년)과 대선(2017년)의 기틀을 닦기 위해 당-정-청 관계 재설정 및 공천 제도 개혁 등 당안팎의 혁신을 주도해야 하는데 지도부 간 갈등은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 후보자 2차 TV토론회에서 김무성, 서청원 후보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News1
  
10일 오후 열린 전당대회 2차 티브이토론회에서 서 의원과 김 의원은 또 충돌했다. 전날 경북 경산 합동연설회에서 서 의원이 김 의원에게 차기 대선 포기 선언을 요구한 것이 문제가 됐다.
 
◇서 "대권 욕심 버려라" 김 "사심 없어..중대 결단 뭐냐"
 
이날 서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김 의원을 겨냥한 듯 "대권에 욕심 있는 사람은 당 화합과 혁신이 안된다. 모두 그쪽에 올인하기 때문"이라며 "(대권에) 욕심 없는 사람이 당 대표가 되는 것이 혁신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또 집중토론 발언 때도 "(대권에) 욕심 있는 사람이 만약 당대표가 되면 불공정에 휩싸이고 미래 욕심 때문에 건건마다 청와대와 부딪칠 것"이라며 "대통령의 레임덕이 오고 불행해지는 과거의 예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의원은 "(서 의원이) 어제 수 천명의 대의원이 모인 자리와 오늘 이 자리에서 제가 사심을 가지고 당대표를 나왔다고 한다. 사심 없이 수권정당을 만들기 위해 나왔다는 것을 인식해 달라"고 반박하며 오히려 서 의원을 향해 "어제 중대결단을 하신다고 했는데 중대결단을 말씀하셔야 제 입장을 밝힐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놨다.
 
서 의원은 다시 "대권 포기 말씀을 확실히 하기 전에는 말할 수 없다"며 "저는 (김 의원이) 거부한 것으로 보고 대권을 위해 나온 사람과 순수한 당권을 위해 나온 후보가 싸운다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논란이 된 '세종시 수정안' 문제 당시 김 의원의 행동을 놓고 또 격돌했다.
 
김 의원은 "어제 서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이 지키자고 한 세종시를 제가 반대했다고 저를 신뢰 없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서 의원이) 내용을 잘못 알고 있다"며 "저는 박근혜 대표가 주장한 것과 이명박 대통령이 주장한 것을 담을 수 있는 수정안을 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 의원은 "(그 수정안에 대해) 박 대통령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했다"며 "박근혜 좌장이 이명박 원내대표가 되어 수정안을 낸 것은 반대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즉각 "서 의원이 잘못된 사실을 왜곡한다. 원내대표가 아니라 평의원 시절이었다. 그리고 국회의원이 자기 소신을 가지는 것을 신뢰가 없다고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후보들 "지도부 잘 돌아갈까 걱정"
 
두 의원 간 토론이 격화되자 다른 후보들이 나서 말리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태호 의원은 "당이 미래와 혁신을 논의해야 하는데 과거 논쟁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을 위기에서 구하자면서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우 의원도 "국민들이 새누리당을 걱정하고 있다"며 "열띤 토론은 감사하지만 이런 지도부가 잘 돌아갈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두 의원 간 공방은 장외서도 이어졌다. 서 의원은 이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김 의원을 몰아세웠다.
 
서 의원은 "지금 대권에 뜻을 둔 사람이 당권을 잡으면 여당 대표가 자기 정치를 위해 대통령과 대립하고 당과 나라를 어려움에 빠뜨리게 된다"며 "김영삼 정부, 노무현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고 정권을 야당에게 넘겨주었던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서 의원이) 중대한 결단을 한다고 했는데 그런 말씀은 안 하시고 일방적으로 포기 선언하라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저는 그동안 해온 대로 전당대회 규칙을 지키고 어떤 네거티브도 응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 측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서 후보 측을 비판했다.
 
김 의원 측 허숭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 의원이 새누리당 의원과 당협위원장 60여 명과 조찬을 가진 사실을 비판하며 "서 후보 측은 줄 세우기, 세 과시 등 위법과 구태의 전형을 보이며, 화합의 장이어야 할 전당대회를 혼탁하게 만드는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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