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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선박투자..현대상선 '늘리고' 한진해운 '줄이고'
2014-06-17 13:21:49 2014-06-17 16:51:46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선박 공급 과잉과 경기 침체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대표 해운선사들이 선박 투자에 있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덴마크 머스크 등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들이 공격적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확보해 단위비용을 줄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선박 확보가 곧 경쟁력인 셈. 특히 올 가을 운항 예정인 P3 동맹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초대형 선박의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17일 <뉴스토마토>가 국내 대표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진해운은 선박 투자를 점차 줄이고 있는 반면 현대상선은 오히려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의 선박 투자는 최근 4년간 급격하게 감소했다. 2011년 9억1883만3000달러에서 2012년 7억6432만5000달러, 2013년 3억142만1000달러로 3년 만에 3분의 1로 줄었다. 올해는 총 6482만7000달러를 투자할 계획으로 전년 대비 약 8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난 1분기 기준 한진해운이 보유한 선박 유형자산 가치는 6조770억8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6조2521억7700만원 대비 2.8% 감소했다.
 
유동성이 확보되는 즉시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상환에 투입되기 때문에 척당 수천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을 구입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내년 6월까지 상환해야 할 회사채는 이달 27일 600억원을 비롯해 9월30일 1500억원 등 올해 2100억원과 내년 7000억원을 합해 총 9100억원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진해운은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 단 한 척의 신규 선박도 도입하지 못했다. 현재 한진해운은 1만TEU급 이상 컨테이너 선박 10척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선박 공급 과잉과 경기 침체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해운업계가 선박 투자에 있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자료) 
 
반면 현대상선은 유동성 위기 속에서도 올해 대규모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도입하는 등 선박 투자를 늘리고 있다.
 
1분기 현대상선 분기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선박 등 유형자산 취득액은 2884억4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215억9300만원 대비 약 14배 가량 증가했다.
 
현대상선은 올해에만 1만31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5척을 도입, 기존 5척과 함께 총 1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운용할 계획이다.
 
지난 2월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인도 받은 현대드림호에 이어 지금까지 3척을 확보했으며 이달 23일과 다음달 4일 각각 1척씩을 더 들여올 예정이다.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은 동시에 실을 수 있는 컨테이너가 1만3100개에 달하며 컨테이너를 일렬로 이을 경우 78.6㎞로 서울에서 천안까지의 거리와 맞먹는다. 연비는 기존 주력 선박이었던 8600TEU급 선박 대비 최대 30%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현대드림호를 포함해 5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G6 얼라이언스 협력 항로 중 아시아~유럽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지난해 말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각각 2조원, 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한진해운은 현재까지 대한항공 지원 2500억원, 벌크선 전용사업부 매각으로 3000억원, 유상증자 4000억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선박 및 노후선박 매각으로 1400억원, KT서브마린 등 지분 매각으로 530억원 등 1조1430억원을 확보했으며,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매각 작업도 추진 중에 있다.
 
현대상선은 LNG 사업부문 매각으로 1조원, 현대증권 등 금융사 매각 확정으로 2000억원 선유입, 현대부산신항만 투자자 교체와 장비 매각으로 3000억원, 컨테이너 매각으로 563억원, 자사주 매각으로 205억원, KB금융지주 등 보유주식을 처분해 1565억원을 확보했다.
 
또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를 통해 1803억원의 자본을 확충했으며, 진행 중인 부산 용당CY 부지 매각을 통해 776억원 확보하면 현대그룹은 지난 12월부터 총 2조원 이상의 자구안을 이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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