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대책 공무원들 수억대 '집주인'..세입자 사정 알까?
2014-04-02 10:00:00 2014-04-02 19:42:32
[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지난 2월26일 전월세대책을 발표하고 집주인을 의식해 일주일만에 대책을 뒤집었던 정부 부처 고위공직자들 대부분이 고가의 주택을 보유한 집주인들인 것으로 밝혀져 정책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더구나 일부는 주택뿐 아니라 상가와 근린생활시설 등 수익형 부동산도 상당수 소유하고 있었다. 세입자를 위한 전월세 정책을 마련한다는 주인공들이 세입자 사정을 이해할 리 없는 집부자들인 셈이어서 시민 사회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뉴스토마토>가 전월세 대책을 내놓은 5개 부처(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법무부, 안전행정부)의 재산내역 공개대상 고위직 공무원 110명의 부동산 재산(지난달 28일 기준)을 조사·분석한 결과, 공무원 일가의 주택 재산은 총 724억4664만5000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인당 단순 평균화한 수치로는 금융위원회가 가장 많은 주택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금융위 소속 24명 고위 공직자와 그 직계가족이 소유한 자가(自家) 싯가는 총 176억955만3000원에 이른다. 일인당 7억3373만1375원 규모의 고가 주택 집주인인 셈이다.
 
법무부의 소속 재산내역 공개대상 13명 공무원은 평균 6억9571만5385원씩 되는 집을 보유하고 있어 2위를 차지했다. 국토부(30명, 6억8441만700원)와 기재부(15명, 6억2337만267원), 안행부(28명, 5억6821만1321원) 등의 순으로 평균 자가 재산이 많았다.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마련한 5개 부처 고위직 공무원 110명의 부동산 재산내역.(자료 출처=전자관보 고시(2014.03.28))
 
이들 고위직공무원 110명 일가는 주택 외에도 근린생활시설, 사무실, 상가, 오피스텔 등 총 96억3157만3000원 규모의 수익형 부동산도 소유하고 있었다. 근린생활시설은 주택가와 인접한 생활시설물로, 슈퍼마켓, 식당, 헬스클럽 등을 포함한다.
 
수익형 부동산은 법무부 소속 공무원이 일인당 평균 2억5974만3308원을 가진 것으로 밝혀져 부처중 가장 많았다. 그 뒤로는 기재부(1억7457만2600원), 금융위(8622만2875원), 안행부(3736만3857원), 국토부(1735만9467원) 등의 순이다.
 
토지도 예외는 아니다. 고위직 공무원들과 그 가족이 소유한 대지, 도로, 밭 등 땅 재산은 무려 172억3267만6000원에 달한다. 기재부가 일인당 평균 2억4686만3600원으로 1위고, 안행부가 2억2131만8821원으로 2위, 법무부(1억6863만9154원), 금융위(1억4377만7083원), 국토부(5632만7867원)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전월세대책을 내놓은 5개 부처 110명 공무원들이 소유한 집, 상가, 땅을 합친 부동산 재산이 986억3089만4000원에 이르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은 이와 관련 "40% 이상 시민들이 주택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130만명에 달하는 다주택자는 지난해 임대소득에 대해 세금을 전혀 내지 않았다"며 "최근 거론되는 말처럼 임대사업자가 꿈인 나라를 만드는 것이 경제민주화를 외치는 정부와 정치권의 정책 목표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전셋집에 사는 '세입자 공무원'도 일부 있었다. 그러나 전셋집 대부분은 이들의 2~3번째 집인 것으로 드러났다. 따로 소유한 자가 없이, 임차 주택만 가진 공무원은 5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들마저도 오피스텔이나 상가, 토지 등 다른 유형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아파트 두 채에 걸쳐 전세권을 설정해 놓은 '다세대 전세권자'였다. 다른 부동산 외에 임차 주택만을 보유한 고위 공무원은 강대가 국토부 한국수자원공사 임원 한명뿐 이었다. 
 
임차 주택(총 150억3057만7000원)이 이들의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주택의 17%, 상가와 토지까지 포함한 부동산 전체에 비해서는 0.1%도 못 미칠 정도로 적었다.
 
무주택자들의 주거협동조합 민달팽이유니온은 "정부가 임대인들의 요구에만 발빠르게 대응하고, 임차인은 뒷전이라 유감"이라며 "전월세대책을 내놓은 쪽에서 세입자 설움이라는 걸 느껴봤을 리 없다"고 정부 정책에 대한 반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책입안자들이 주택 부자라 세입자보다 임대업자를 위한 정책을 만든다는 것은 비약"이라며 "충분히 세입자를 고려한 정책을 내고 있다"고 해명했다.
 
국토부도 금번 월세대책 이후 나오는 각종 후속조치가 충분히 세입자를 고려한 정책이라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바우처와 월세 소득공제를 확대하는 등 세입자의 임대료를 보완하는 데 힘쓰고 있다"며 "공공부문에 의한 임대주택 공급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민간 임대사업자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결국은 세입자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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