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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데이팅이뜬다)①해외에서는 이미 산업으로!
2014-03-27 17:00:00 2014-03-27 17:00:00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최근 눈에 띄는 글로벌 IT트렌드 중 하나는 온라인 데이팅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다. 전통적 연애행태의 붕괴와 유무선 인터넷 인프라의 발달로 해외에서는 관련 서비스가 성행하며 사람들의 삶과 행태를 바꾸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잠잠한 상태. 요새 들어 도전하는 사업자들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마이너 영역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뉴스토마토>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국내외 온라인 데이팅 시장 현황을 알아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1편에서는 전반적인 트렌드 조명과 함께 해외서비스에 대해 소개를 할 것이다. 그리고 2편에서는 국내 상황을 집중적으로 탐구하며 왜 정착이 되지 못했는지, 앞으로 전망이 어떤지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편집자)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투자자 마크 안드레센은 활동방향을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키고 있다. (Software Is Eating The World)”라는 말로 정리했다. 삶의 모든 것이 인터넷과 연결돼 수많은 사업기회를 창출하고 있으며 앞으도 이 분야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말이다.
 
혹자는 한가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디지털과 가장 대척점에 있는 ‘사랑’도 인터넷과 연결될 수 있을까. 그렇다. 페이스북만 하더라도 같은 기숙사 여학생의 사진을 올린 커뮤니티가 시초다. 초반 이용자 확보에 원초적인 본능, 즉 이성에 대한 관심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원조라 할 수 있는 아이러브스쿨의 김영삼 창업자 역시 “학맥 기반의 사이트가 될 것이라는 초기 목표와 달리 사람들은 첫사랑을 찾기 위해 들어왔다”고 술회한 바 있다.
 
그렇다면 좀 더 나아가 구애를 위한 사이트가 존재할까. 시장조사기관 ‘힛와이즈’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무려 844개의 관련 서비스가 있으며, 대표적인 사업자인 '매치닷컴'과 '이하모니'는 무려 수천억원의 연매출을 올리는 거대회사로 성장했다.
 
◇ 주요 온라인 데이팅 업체 실적추이 (사진=뉴스토마토DB)
 
최근에는 '바두'와 '애슐리메디슨'이라는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바두는 페이스북이 세계 최대 SNS플랫폼이라는 것을 활용해 연계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나온 서비스다. 그리고 애슐리메디슨은 기혼남녀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위험한’ 사이트다. 이 둘 모두 매출 1000억원을 넘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현상은 특정 시장을 공략하는 이른바 ‘버티컬 서비스’의 확산이다. 대표적으로 유대인 싱글남녀를 위한 ‘제이데이트’, 인도계 싱글남녀를 위한 ‘샤디’, 라티노 싱글남녀를 위한 ‘아미고스’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의 수익모델은 10만원 미만의 구독료를 내고 자유롭게 짝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식이다. 다만 최근 들어 이용자 접점을 높이기 위해 부분유료화를 채택하는 경우도 많다. 예컨대 검색이나 프로필 열람은 가능하지만 메시지 전송이나 노출도 향상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 매치닷컴 (사진제공=매치닷컴)
 
이러한 온라인 데이팅 시장의 성장배경을 두고 전문가들은 사회적 변화를 꼽는다. 진화론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뉴질랜드 영문학자 브라이언 보이드는 한 가지 흥미로운 주장을 내놓았다.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과 달리 온라인 데이팅의 성장을 이끈 연령층은 10~20대가 아닌 40~50대라는 것이다. 
 
미국 8000만명 베이비부머 중에서 무려 30%가 싱글이다. 이들은 적지 않은 나이 탓에 이성을 만날 기회가 부족한 반면 전통 가족관 해체와 히피문화를 몸소 겪은 터라 개방적인 연애문화를 갖고 있다.
 
사업자들이 지속적인 혁신과 기술개발에 집중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예컨대 매치닷컴과 이하모니의 경우 다각도로 이용자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고도로 발달된 알고리듬을 통해 최적의 짝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제 투자자들은 온라인 데이팅을 하나의 시장, 혹은 산업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물론 잡음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도덕성 문제를 들 수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과연 돈을 주고 사랑을 사는 게 맞냐”는 의문을 표하는 한편 성매매 공간으로 변질됐다는 우려를 나타낸다. 심지어 애슐리메디슨과 같은 사이트는 기혼남녀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 애슐리메디슨 (사진제공=애슐리메디슨)
 
스팸에 대한 불만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 공간이라는 점을 악용해 사실과 다른 ‘가짜 프로필’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예컨대 남의 사진을 자신의 것처럼 올린다거나 기혼임에도 불구하고 미혼으로 속이는 식이다. 심지어 일부 운영업체는 초기 이용자 확보를 위해 허위로 프로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보증이나 벌칙에 대한 요소가 약해 건전하고 지속적인 만남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남성으로서는 ‘하룻밤 사랑’을 추구하기 위한 일회성 만남, 이기적인 데이팅 태도를 가질 수 있다.
 
향후 온라인 데이팅 문화가 좀더 널리 확산되고 건전하게 정착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문제점들이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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