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에 유리하게 진술 또 번복.."검찰서 고통받은 탓"
불리한 진술엔 "기억 안난다".."검사만 보면 사지가 떨려"
2014-03-18 15:45:06 2014-03-18 15:49:22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국정원 전·현직 직원들이 연달아 검찰에서 한 진술을 번복하고 원세훈 전 원장에 유리하게 말을 바꾸고 있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범균) 심리로 열린 원 전 원장 등의 재판에 국정원 심리전단 안보5팀에서 근무하다 퇴임한 김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김씨는 현직에 있을 때 트윗 활동으로 대북 사이버 심리전을 수행하다가 퇴직한 인물이다. 그는 이날 법정에 나와 종전에 검찰에서 한 발언을 모두 부인했다. 
 
김씨는 검찰에서 '이슈 및 논지가 매일 하달되는데 정치적 중립과 배치되는 성격의 내용이 있어 당혹스러웠다'고 한 진술을, "이렇게까지 얘기한 것은 내가 추정하거나 착각해서 말한 것"이라며 부인했다.
 
그는 원 전 원장에게 불리해 보이는 검찰의 질문에는 '모른다', '기억이 안난다'고 일관했다. '매일 이슈 및 논지가 내려와서 이를 바탕으로 (트윗) 글 내용을 구상하고 활동했다'는 검찰에서 한 진술도 "잘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검찰이 당시 김씨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제시하자, "내 기억력이나 상식으로는 이렇게 자세히 판단했다고 이해할 수 없다"며 "당시 (내가)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이렇게 정확하게 (진술)했다는 건가"라며 검사에게 되물었다.
 
그는 '파트장이 전자우편으로 이슈 및 논지를 전달했다'는 검찰에서의 진술도, "이 나이에 기억력도 없는 내가 이렇게 얘기했다는 것을 스스로 믿을 수 없다"며 "대충은 이렇게 진술한 거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원세훈 국정원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전파사항이 있으면 차장과 국장, 팀장, 파트장을 통해 전달됐다'는 진술도 "추정해서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원장의 지시강조 말씀 내용을 숙지해야 했다. 상명하복 조직(국정원)에서 목표가 되는 것'이라고 한 발언도, "누구나 알아야 할 공자의 말같은 원론적인 내용일 뿐"이라며 "구체적으로 '감 놓아라 배 놓아라'한 적은 한번도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이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데 대해 검찰조사에서 정신적·육체적으로 고통을 받은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벽에 정신없이 끌려와서 진술을 어떻게 했는지 솔직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검사만 보면 사지가 떨리고 얼굴을 쳐다볼 수 없을 정도다"고 호소했다.
 
전날 열린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또다른 국정원 직원 김모씨도 검찰에서 한 발언을 뒤집고, 원 전 원장에게 유리한 취지로 증언했다.
 
두 사람은 모두 같은 기간, 같은 부서에서, 같은 업무를 수행한 인물이다. 이들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연루돼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상태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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