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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소주 시장을 지켜라"..저도주로 방어
롯데주류·하이트진로, 주력 제품 18도대로 낮춰
지방 업체 공세에 맞서기 위한 방안
2014-02-17 15:44:36 2014-02-17 16:05:43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수도권 소주 시장을 주름잡던 알코올 19도대의 벽이무너지면서 지역 업체까지 가세한 '저도주 소주' 시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이날부터 기존보다 1도를 낮춘 '18도 처음처럼'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로써 롯데주류는 지난 2007년 주력 제품의 알코올 도수를 19.5도로 낮춘 지 7년 만에 18도대의 소주를 출시하게 됐다.
 
회사는 우선 강원 지역부터 시작해 서울과 수도권 전역의 음식점까지 차례로 판매하고,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내 소주 시장 선두인 하이트진로(000080) 역시 참이슬의 알코올 도수를 18도대로 낮춰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 두 업체는 순한 소주 맛을 찾는 소비자 요구가 늘면서 알코올 도수를 낮추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저도주 소주로 수도권 시장에 진입하려는 지역 업체의 강력한 공세를 막기 위한 사전 포석이란 견해도 있다.
 
부산·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주류업체 무학(033920)은 지난해 11월 창원2공장을 준공한 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공장은 건물 전체면적 1만8017㎡에 전국 소주 시장의 30%에 달하는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하루 최대 230만4000병을 출고할 수 있다.
 
무학의 대표적인 제품은 지난 2006년 출시된 알코올 16.9도의 좋은데이로, 이 제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2010년 금복주를 제치고 소주 시장 3위의 자리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2월 시장 점유율 13.5%로 롯데주류의 12.5%를 넘어서기도 하는 등 2위 경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는 창원2공장의 증설로 무학의 수도권 진출을 당연한 순서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부산·경남에서 약 70% 정도에 이르는 점유율을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학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음용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판촉 활동을 진행 중"이라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더라도 현재 알코올 도수를 그대로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무학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파머스 키친'이란 외식매장 겸 유통지점을 활용해 소규모 주류 영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는 소매점과 음식점에 좋은데이를 유통하면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테스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순한 소주가 최근 경향인 것은 분명하지만, 지역 업체의 도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중 롯데주류는 15%대의 점유율로 정체를 보이면서 저도주에 관한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새로운 제품을 출시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롯데주류 '18도 처음처럼', 무학 '좋은데이'. (사진제공=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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