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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전쟁 격화..제네시스 5.0 출격에 K9 '속앓이'
2014-01-29 14:49:16 2014-01-29 14:53:15
[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제네시스 5.0 모델(배기량 5000cc)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정작 K9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K9을 제네시스급 이상으로 올려놓으려 했던 기아차의 전략이 빛도 보지 못한 채 바랠 위기에 처했다.
 
최근 국산 프리미엄 세단 경쟁은 5.0 모델로 이동하는 추세다. 프리미엄급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서다. 5.0 모델은 판매량이 많진 않지만 '최고급'이라는 상징성이 배여있는 트림이다. 국산차 중에서 5.0 모델은 에쿠스와 체어맨 등 최고급 대형 세단에만 있어 존재감과 상징성도 충분하다.
 
최고급을 둘러싼 전쟁의 시작은 제네시스로부터 시작됐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5.0 모델을 준비하며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에쿠스에 적용된 5.0ℓ 8기통 타우엔진을 신형 제네시스에 탑재해 출시할 전망이다. 출시 시기는 최종적으로 조율 중이지만 제네시스가 미국에 출격하는 오는 3월이 유력하다.  
 
제네시스 5.0 모델 출시가 가시화되면서 같은 프리미엄 세단인 K9의 5.0 모델 출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 9일 2014년형 K9을 새롭게 출시했다. 연식 변경을 통해 상품성을 높이고 가격은 낮췄다. 기존의 부진을 씻고 제네시스급으로 인식됐던 포지셔닝을 에쿠스급으로 높이겠다는 각오다.
 
지난 9일 이후 계약건수만 700건에 달할 정도로 초반 흐름은 좋다. 이미 전작의 지난해 1월 판매량(500대)을 넘어선 데다 전달(222대) 대비 판매량을 3배 이상 높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제네시스가 5.0 모델을 선점할 경우 이 같은 상승세가 꺾일 위험이 있다.
 
게다가 제네시스가 5.0 모델 출시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에 안착할 경우 제네시스급을 넘어서겠다는 K9의 계획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아차와 의도와는 달리 5.0 모델이 있는 제네시스가 5.0 모델이 없는 K9보다 상위 클래스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중대 기아차 국내마케팅 팀장은 2014년형 K9 출시 당시 "5000cc 트림은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실제적으로 판매는 많이 안 되겠지만 상징성이 있어 고객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기아차는 5.0 모델 출시를 두고 기획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고민이 깊어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아직 5000cc 수요가 많지 않아 5.0 모델 출시에 대해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 상태"라며 "미국에 내놓은 K9(현지면 K900)이 5.0 모델로 출시되는 만큼 국내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14년형 K9(위)과 신형 제네시스.(사진=현대·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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