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유럽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대한 금융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동유럽 국가별로 위기의 정도를 잴 수 있는 바로미터도 있다.
동유럽에서 디폴트 발생으로 대외채무가 동결되면 이 지역 대출비중이 높은 서유럽 금융회사들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 만기도래 채권을 회수할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국내 외환사정도 악화되는 만큼 이런 바로미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유럽 위기 측정의 바로미터는 신용 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과 달러 대비 해당국 통화 가치의 절하정도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루마니아와 헝가리에 이어 위험국가로 분류되는 폴란드와 체코의 CDS 프리미엄은 작년 1월1일 26.3%포인트, 15.6%포인트에서 올해 1월1일 244.7%포인트, 174.3%포인트로 10배 안팎으로 폭등한 데 이어 18일 현재 407.6%포인트, 340.8%포인트까지 급등했다.
또 작년 11월1일부터 지난 2월2일까지 폴란드와 체코의 달러 대비 자국통화 가치 하락률은 각각 -22.3%, -14.0%에 이르렀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22일 "동유럽 위기의 정도를 재는 지표는 CDS프리미엄과 달러 대비 해당국의 통화가치"라며 "특정국가의 CDS프리미엄이 폭등할수록, 통화가치가 하락할수록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동유럽 위기 해결 시나리오는 국제금융기구의 자금지원, 부채탕감, 채무만기 연장 등 세가지로 압축되는데, 아무래도 동유럽 채무의 만기를 연장해 단기외채를 장기외채로 돌려주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동유럽 지역에 대출된 전체 금액 중 서유럽계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4.7%, 총 8883억 달러 수준이다. 이 중 오스트리아가 전체 대출금액의 17.6%를 차지하면서 가장 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고 이어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가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은행권 총 외화차입 850억 달러 중 25%가 서유럽 금융회사에서 조달한 자금이며, 올해 상반기에 만기도래하는 규모는 100억 달러 수준이다.
국내 은행들이 동유럽 금융회사에 대출한 규모는 약 18억 달러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은행들의 대출규모 1조7000억 달러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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