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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후보자 임명제청 임박..검찰출신 대법관 나올까
정병두 연구위원 후보로 추천..37년 명맥 이을지 관심
'용산참사' 경찰관 무혐의·PD수첩팀 '기소강행' 걸림돌
2014-01-17 19:55:43 2014-01-17 19:59:26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이기수 위원장)가 3월3일 퇴임하는 차한성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의 후임 후보 추천을 끝낸 가운데 누가 최종 임명제청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천위는 전날 권순일 법원행정처 차장(54·사법연수원 14기)과 사공영진 청주지법원장(55·13기), 정병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52·16기), 조희대 대구지법원장(56·13기), 최성준 춘천지법원장(56·13기) 등 5명을 차 처장의 후임 후보로 추천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이들 중 1명을 수일 내로 결정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청하게 된다.
 
후보 면면을 보면 누구든 어느 하나 빠지는 점이 없다. 그러나 이번 임명제청의 핵심 관전포인트는 검찰출신 대법관이 탄생하느냐다. 이번 후보들 중 정 위원이 유일한 검찰 출신이다.
 
검찰 출신 대법관은 1964년 주운화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처음이다. 그러나 그가 퇴임한 1969년 이후 한동안 검찰출신 대법관이 안 나오다가 1975년 나길조 광주고검장이 대법관이 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명맥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나 전 대법관이 임기를 마친 1981년에는 정태균 전 법무부차관과 강우영 전 서울지검장 등 2명의 검찰출신 대법관이 나왔으며, 이들의 뒤를 이어 1986년에도 이준승 전 광주고검장과 이명희 서울고검장 등 2명이 대법관으로 임명되면서 '검찰 몫'이 커졌다.
 
그러나 노태우 정권 시절 1988년 김주한 전 대검 감찰부장 한명만 대법관으로 임명되면서 한 석으로 줄었고, 이후 한 석을 유지하며 지창권 전 법무연수원장, 강신욱 전 서울고검장, 안대희 전 서울고검장으로 이어지면서 37년간 명맥을 이어왔다.
 
이후 2012년 10월 김병화 전 인천지검장이 대법관 후보에 올라 명맥을 잇는 듯 했으나 김 전 지검장이 청문회 과정에서 다운계약서, 위장전입 등 구설수에 휘말리다 결국 낙마했고, 안 전 대법관의 자리를 지금의 김소영 대법관이 이어받았다. 그 뒤로 1년 2개월 동안 검찰 출신 대법관은 나오지 않았다.
 
검찰은 정 위원이 후보자로 추천된 것에 대해 매우 고무되어 있다. 지난 검사장급 인사에서 고검장 승진이 어려워지자 정 위원이 사퇴하려고 했으나 대법관 인사를 염두에 둔 법무부와 대검찰청 수뇌부가 그를 말렸다는 후문이다.
 
경남 하동 출신의 정위원은 사법연수원 16기로 형사법리에 밝고 합리적인 성격으로 분쟁에서 원만한 화합을 잘 이끌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일선 검찰과 대검, 법무부의 요직을 두루 거쳐 균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2008년에는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법무·행정분과 전문위원으로 파견돼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용산참사 사건 당시 진압작전에 참가했던 경찰관들을 무혐의 처분한 것과 '광우병 논란'을 보도한 MBC PD수첩팀을 기소한 것은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PD수첩팀은 2011년 9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실제로 17일 야당 법사위원들은 성명을 내고 정 위원이 대법관 후보자로 추천된 것에 대해 "사법부의 존립근거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벌써부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때문에 정 위원이 후보자로 제청될 경우 인사청문 과정에서 큰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양 대법원장은 정 위원을 비롯한 5명의 후보 가운데 1명을 지정해 늦어도 설 연휴를 전후해 박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사진제공=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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