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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D TV, 낮은 기술장벽에 중·일 각축장 변모..뒤쳐진 한국
2013-12-18 17:45:16 2013-12-18 17:55:57
[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낮은 기술진입 장벽으로 우리나라에 이어 일본, 중국마저 초고화질(UHD) TV에 뛰어들면서 경쟁 과열과 함께 시장 혼선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UHD TV가 새해 글로벌 TV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은 낮은 가격을 무기로, 일본은 다양한 라인업을 바탕으로 무장을 서둘렀다. 반면 세계 TV시장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점유율 면에서 당초 기대만큼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내년 UHD TV 시장 규모는 87억달러로 추정된다. 오는 2017년에는 이 두 배 수준인 161억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내년부터 향후 4년간 연평균 54% 고속성장을 이어가며 빠르게 대중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꿈의 TV로 불리며 차세대 TV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됐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는 수율의 한계를 극복치 못하고 초기 걸음마 상태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TV 제조사들은 내년 UHD TV에 희망을 걸고 있다.
 
현 상황은 시장을 가장 먼저 연 LG전자와 TV시장의 절대강자인 삼성전자, 양사에 모두 녹록치 않다. 시장 기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일본 소니에 UHD TV 시장 점유율 1위를 뺏겼다. 여기에다 중국 업체들마저 가격을 무기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국가별로 봐도 한국의 위치는 초라하다. 스카이워스, TCL, 하이센스 등 중국 TV 업체들의 UHD TV 시장 점유율은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가격을 최대 무기로 반전에 성공했다. 각각 점유율 4위와 6위에 포진해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을 합해도 10% 중반밖에 되지 않는다. 1위인 소니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성적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UHD TV가 기술진입 장벽이 높지 않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UHD TV는 기존 LCD TV를 바탕으로 개발돼 LCD TV의 완전체 성격을 띤다. 때문에 이미 성숙된 LCD TV 기술을 가진 중국과 일본 업체들이 한국을 넘어 빠르게 치고 나갈 수 있었다.
 
국내 업체들의 패착도 컸다. 세계 최초로 UHD TV를 출시한 LG전자는 크기의 다양화 전략 시기를 놓치면서 일본 소니에 추월당했다. 삼성전자도 뒤늦게 UHD TV를 출시했지만, 이미 시장을 중국과 일본이 선점한 터라 추격자로서 위치가 변화됐다. 다급함이 뒤따르는 대목.
 
전망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중국 UHD TV의 경우 해상도 면에서는 풀HD의 네 배인 UHD가 맞지만, 화질 측면에서 국내와 일본 업체들에게 뒤지기 때문에 콘텐츠가 확보되는 내년부터는 점유율이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반면 UHD TV를 출시한 지 불과 몇 개월만에 시장을 잠식한 중국 업체들이 내년까지 충분히 기술력을 확충할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낮은 가격과 든든한 내수시장이라는 최대 장점이 결합한다면 시장을 중국에 빼앗길 가능성도 존재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UHD TV는 아직 화질적인 측면에서 국내 업체와 일본에 뒤지고 있다"며 "차이가 크진 하지만 따라오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도 복병이다. 현재 점유율 1위인 소니는 기술력에서도 국내 업체와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 여기에다 엔저효과에 가격인하 정책까지 앞세워 과거 시장 지배자로서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이에 국내업체들은 다양화된 크기의 라인업을 구축함과 동시에 가격을 인하하는 등 나름 대응하고 있지만 시장을 선점당하면서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는 점유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4위에 머물러 있고, LG전자는 점유율이 하락해 6위로 떨어졌다. 특히 8년 연속 세계 TV시장 1위라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가히 수모다.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압도적인 기술력을 가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OLED TV는 중국의 경우 아직 출시도 못할 만큼 기술장벽이 높다. 특히 대형화와 곡면화로 TV의 트렌드가 흘러가고 있어 OLED TV 시장이 개화한다면 국내 업체들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UHD TV와 달리 OLED TV 기술은 단시간에 따라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UHD TV는 중국과 일본에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지만, OLED TV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좌)와 삼성전자(우)의 UHD TV. (사진=LG전자,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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