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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세계지리 8번' 정답취소 집단소송 수험생들 패소(종합)
"평균수준 수험생이면 지문 구분할 수 있어"
2014학년도 모의평가·EBS교재에도 유사문제 출제"
2013-12-16 17:52:45 2013-12-16 17:56:48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법원이 2014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 중 세계지리 문항에 오류가 있으니 정답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에서 '정답 결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16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반정우)는 수능을 치른 수험생 59명이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정답을 2번으로 결정하고 이를 전제로 수능 등급을 결정한 것을 취소해달라'며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낸 정답결정 취소청구소송에서 평가원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고 교육부장관에 대한 청구는 각하했다.
 
재판부는 "명백하게 옳은 지문인 'ㄱ'이 포함되고 명백하게 틀린 지문인 'ㄴ', 'ㄹ'을 제외된 답항은 ②번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ㄱ', 'ㄴ', 'ㄹ'지문의 옳고 그름을 배운 평균 수준의 수험생으로서는 문제의 답항을 ②번으로 고르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문에 총생산액의 규모를 비교해야 할 시점에 대해 기재돼 있지 않지만 교과서 내용도 유럽연합이 북미자유무역협정보다 총생산량이 많다는 취지일뿐, 특정 연도의 총생산액 규모를 통계적으로 비교하는 내용이 있지 않다"면서 "총생산액의 규모를 비교할 기준 시점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해서 틀린 지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세계은행과 유엔 등의 발표 자료에 의하면 2010년 이후 부터는 북미자유무역협정이 유럽연합보다 총생산액이 더 많았으나 그 이전에는 유럽연합이 북미자유무역협정보다 총생산액이 더 많았던 것으로 보이고, 2007년부터 2012년까지의 평균 총생산액은 북미자유무역협정이 유럽연합보다 많았지만 2007년부터 2011년까지의 평균 총생산액은 유럽연합이 북미자유무역협정보다 많았으므로, 지문은 시기에 따라 옳은 지문이 될 수도 있고 틀린 지문이 될 수도 있을 뿐이지 어떤 경우에도 틀린 지문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ㄱ'지문은 명백하게 옳고 'ㄴ', 'ㄹ'지문은 명백하게 틀린 지문이며, 'ㄱ, 'ㄴ', 'ㄹ'지문은 2014학년도 수능시험을 대비한 모의평가와 2014학년도 수능시험 연계대상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교재인 수능완성에도 유사하게 출제된 적이 있어서 충실하게 공부를 한 평균 수준의 수험생은 이 지문의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2년의 북미자유무역협정의 총생산량이 유럽연합보다 많다는 이유로 지문을 틀린 것으로 보게 되면, 수험생으로서는 교과서에 기재된 내용이 객관적인 통계 수치와 동일한지, 교과서에 나온 기준연도 이후에 객관적인 통계 수치가 변경됐는지 등을 확인하면서 공부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된다"며 "이는 공정성과 객관성이 높은 대입 전형자료를 제공하는 데에 목적이 있는 수능시험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수험생들은 지난달 29일과 지난 5일 "세계지리 8번 문항은 총생산액 통계 문제인데도 비교시점을 제시하지 않아 오류를 가지고 있었다"면서 "이 문제는 '정답없음' 처리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소송의 쟁점이 된 세계지리 8번 문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과 유럽연합(EU)의 총생산액을 비교하는 것으로, 수능시험 채점 결과 NAFTA보다 EU의 총생산액이 크다는 ㉢보기가 정답처리됐다.
 
앞서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교과서를 기초로 출제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며 ㉢이 포함된 2번을 정답으로 성적을 발표했다. 
 
◇(사진=뉴스토마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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