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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금값, 날개 없는 추락..바닥은 어디까지
2013-12-04 23:14:33 2013-12-04 23:18:21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금값이 5개월 만에 최저치로 급락했다.
 
달러의 강세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대한 우려에 금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만  6% 급락했던 금값이 이번주 5개월 래 최저치를 기록하자 하락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주 발표될 미국 경제 지표들이 양호하게 나오면 테이퍼링 우려가 더 커져 금값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금값 온스당 1218달러..7월 이후 최저치
 
3일(현지시간) 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 전자거래에서 전날보다 1.10달러(0.1%) 내린 온스당 1220.80달러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에 금 가격은 2.7% 하락한 온스당 1218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7월5일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달 금값은 6%나 급락해 월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는 27%나 하락했다.
 
그동안 금은 안전 투자 수단으로 인식돼 2000년부터 12년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온스당 1900달러대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자 금값은 하락세로 돌아서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한달동안 금값은 버냉키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을 처음 시사하자 이른바 '버냉키쇼크'로 12% 급락했다.
 
이후 8월과 9월 사이 잠깐 반등하기도 했으나 테이퍼링 우려가 다시 재부각되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값 추이 <사진제공=investing.com>
 
◇테이퍼링 우려·수요 감소..금값 하락에 부채질
 
금값 추락의 원인은 미국 경제지표가 잇따른 호조를 보이면서 연준의 테이퍼링 시기가 임박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년 반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확장했고 10월 건설 지출도 4년 반만에 최고치를 보여 미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음을 알렸다.
 
미국의 경제가 개선돼 연준이 조만간 양적완화를 종료하면 시중에 풀리는 달러 양이 감소해 달러 가치가 오를 확률이 높아지고 이는 금값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금값 하락을 부추긴다.
 
짐 와익오프 킷토닷컴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과 트레이더들에게 지난 몇 주동안 최대 관심사는 테이퍼링이 언제가 될 것이냐였고 미국 경제지표들은 이것이 머지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단트 미나미 애티얀트 캐피털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미국 경제가 강해지며 증시도 회복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의 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프랭크 레스 퓨처패스 트레이더는 "테이퍼링에 얘기가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사람들은 금 구매를 회피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 상황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금 최대 소비국이었던 인도의 금 수요가 감소한 것도 금값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올해 금 수입관세를 2%에서 10%로 인상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메거 비젼 이사는 "테이퍼링이 가까워졌다는 것과 금 수요가 줄어드는 것, 이 두 가지가 합쳐져 금값 하락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지표가 관건.."1050달러까지 하락할 수도"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미국의 경제 지표들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고용 지표가 좋게 나와 테이퍼링 가능성이 커지면 금값이 추가 하락할 확률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CNBC가 이코노미스트 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73%에 해당하는 응답자가 이번 주에 금값 추가 하락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생칼프 생제리 싱가포르 생제리벤처 대표는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더 좋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된다면 미 달러화 강세와 금값 약세가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슨 로트만 리도 아이슬 어드바이저스 대표도 "11월 미국 고용지표가 부진할 경우 금값이 강한 반등을 보일 것이고 반대의 경우에는 추가 하락해 연중 저점을 뚫고 내려갈 것"이라며 "전자보다 후자의 가능성이 높고 금값이 온스당 115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투자은행 UBS는 내년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1325달러에서 1200달러로 내리기도 했다. UBS는 "앞으로 금 매도 움직임이 계속 될 것이고 테이퍼링이 본격화되면 금값 하락이 더 가파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슨 스티븐슨 퍼스트 에셋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애널리스트도 "금값이 연말까지 1125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엠 아슬램 아바트레이드 수석 애널리스트 역시 "온스당 1180달러를 잠재적인 금 매수 기회로 보고 있지만 이 선이 깨진다면 금값이 105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당분간 금값은 경제 지표 방향에 따라 큰 폭으로 등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흥국에서의 실물 수요가 여전히 견고해 장기적으로 반등 요인이 남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중국에서 금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커머즈뱅크 AG의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이 지난 10개월 동안 홍콩에서 1000톤에 해당하는 금을 수입했다"며 "이는 중국의 식지않는 금 사랑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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