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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 홍역 치른 '기황후'의 흥행요인 셋
2013-11-19 10:04:31 2013-11-19 10:11:19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는 방송 전부터 역사왜곡 논란이 끊임없이 일었다. 이에 따라 제작진은 충렬왕을 왕유(주진모 분)로 바꿨으며, 7회까지 "실제역사와 다르다"는 공지를 띄우고 있다.
 
방송 전 진행된 제작발표회는 드라마를 소개하는 시간인지 역사왜곡에 대한 해명을 하는 시간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열띤 공방이 있었다. 방송 시작까지 잡음이 넘쳤던 작품이다.
 
그럼에도 '기황후'는 첫 회부터 인기를 모으기 시작하더니 6회 자체 최고 시청률인 16.3%를 기록했다. 19일 방송된 7회는 소폭 하락했으나 동시간대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드라마에 대한 평가 역시 후하다. 하지원과 지창욱 등 출연 배우들에 대한 호평이 줄을 잇고 있으며, 스토리 전개나 스케일 등 다양한 지점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아직 역사왜곡에 대한 불안감은 존재하지만 현재까지 '기황후'의 행보는 성공에 가깝다.
 
◇하지원-주진모-지창욱(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MBC)
 
다양한 갈등 구조
 
'기황후'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인물 간의 갈등구조가 다양하다는 측면이다.
 
기승냥(하지원 분)은 물론 왕유, 타환(지창욱 분), 심양왕(이재용 분), 당기세(김정현 분), 백안(김영호 분), 연철(전국환 분), 연병수(정웅인 분), 타나실리(백진희 분), 황태후(김서형 분) 등 출연하는 인물들 대부분이 여러 갈래로 갈등을 가지고 있다.
 
기승냥은 타환과 당기세, 심양왕, 연병수와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데 그 이유가 각기 다르다. 목숨을 걸고 살려낸 타환에게는 배신감을 느끼고 있고, 당기세는 자신을 첩으로 두려는 어머니의 원수다. 심양왕은 자신이 배신한 적이 있는 인물이며, 연병수는 아버지가 처절한 죽임을 당하는데 원인을 제공했다.
 
타환은 기승냥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으며, 타나실리와는 신경전을, 왕유와는 승냥을 두고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다. 왕유는 나라를 구해내야 하는 위치 때문에 원나라 모든 사람들과 갈등관계이며, 연병수는 배신을 한 이력 때문에 심양왕 측근을 제외한 대부분의 고려인과 사이가 좋지 않다.
 
어수룩해보이면서도 장군으로서는 능력이 출중한 백안은 연철의 아들 당기세와 권력 다툼을 하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원나라 황후 자리를 노리고 있는 타나실리와 황태후도 내명부를 두고 신경전이 치열하다.
 
극중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존재감이 뚜렷하며 다양한 갈등관계를 이루고 있다. 갈등에 대한 분량과 배치가 적절해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고, 리듬감도 빠르다. SBS '자이언트', '샐러리맨 초한지' 등을 흥행시킨 작가진의 능력이 더 없이 발휘되고 있다.
 
◇'기황후' 출연진 (사진제공=MBC)
 
연기 못하는 배우가 없다
 
타이틀롤 기승냥을 맡은 하지원은 가히 국내 최고 여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정도로 다양한 매력을 뿜어내고 있다.
 
지난 6화까지 하지원은 기승냥을 통해 남장 여성으로 선보인 화려한 액션을 비롯해 남성미가 느껴지는 카리스마를 보이다가도 가끔씩 왕유와 타환의 알몸을 보고는 부끄러움을 느끼는 순수한 여성의 매력도 드러냈다. 7화에서는 여성인 것이 들통나 화장에 화려한 옷으로 치장하게 되면서 아름다움도 그렸다. '기황후'에서 하지원은 자신이 가진 모든 매력을 뽐내고 있다.
 
하지원이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킨다면 지창욱은 기대이상으로 색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간 건실한 청년 이미지였던 지창욱은 가볍고 어린 타환을 완벽히 그리고 있다.
 
'기황후' 한 관계자는 "지창욱의 연기력 때문에 다른 배우들도 자극을 받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장은 더욱 치열하다"고 말했다. 이런 얘기가 돌 정도로 지창욱의 연기력은 훌륭하다.
 
이 외에도 주진모, 정웅인, 김영호, 김서형, 백진희, 이재용, 전국환, 이문식, 권오중, 진이한, 김정현 등 모든 배우들이 자기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수 많은 배우들이 출연함에도 불구하고 연기가 부족해 튀는 배우가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이는 '기황후'가 가진 최고의 강점이다.
 
볼거리 풍성한 스케일
 
'기황후'는 MBC에서 야심차게 준비했다는 것이 그대로 느껴진다. 고려와 원나라를 비롯해 깊은 산속과 비단길 등 배경이 기존 사극에 비해서도 다각적이다.
 
의상 역시 원나라와 고려 말기의 화려함을 수준 높게 표현하고 있으며, 방송 초반 고려의 깡패라 할 수 있는 악소배의 삶을 그린 것 역시 기존 사극과 차이점이 있는 지점이다.
 
방송 초반 타환을 살리려는 고려와 그를 죽이려는 원나라 간의 전투신은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앞으로 원나라 황실과 돌궐 간의 전투 등 다채로운 장면이 그려질 것으로 예상돼 더욱 볼거리 측면에서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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