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에서 지성이 무시무시한 조민혁을 탄생시킨 비결은
입력 : 2013-11-14 13:08:09 수정 : 2013-11-14 13:11:48
지성 (사진제공=KBS)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이제 겨우 한 회만 남겨두고 있다. 방송 초반부터 '비토커'(비밀+스토커)를 양산하더니 지난 13일 17.4%의 자체 최고 시청률까지 기록했다. 양파껍질처럼 비밀을 하나씩 벗겨내며 시청자들을 안방에 앉히는 KBS2 '비밀'은 무섭고도 놀라운 드라마다.
 
'비밀'의 장점으로는 스토리와 연출력 이외에도 지성과 황정음, 배수빈, 이다희를 비롯해 이덕화, 조미령 등의 연기력을 꼽을 수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단연 지성이다.
 
좋은 드라마는 좋은 캐릭터를 통해 연기자를 발굴한다고 하는데, 반대로 지성은 납득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로써 입체적으로 만들어낸 케이스다.
 
지성이 맡은 조민혁은 이제껏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재벌2세다. 다양한 감정이 뒤섞인 내면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고 분노, 비열, 애정, 연민, 죄책감, 슬픔 등 다양한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
 
방송 초반 사랑하는 연인 서지희(양진성 분)가 죽고 강유정(황정음 분)이 살해자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분노를 표출했고, 스토커처럼 괴롭히는 과정에서는 비열했다. 점점 강유정에 대해 알아가면서부터 연민의 감정이 드러났고, 안도훈(배수빈 분)이 진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강유정에 대한 감정은 죄책감과 애정으로 변화했다.
 
지성은 이렇듯 복합적인 심리변화를 가진 조민혁의 미묘한 감정선을 정확히 잡아냈고 극단으로 변하는 심리과정을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텍스트로만 보면 현실감이 떨어지는 캐릭터지만, 방송을 통해 보이는 조민혁은 충분히 공감된다.
 
이러한 감정변화를 가진 조민혁은 스펙트럼이 좀처럼 넓은 배우가 아니면 소화할 수 없는 캐릭터다. 이는 곧 지성이 엄청난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1999년 SBS '카이스트'로 데뷔한 지성은 평범한 캐릭터를 철저히 피해갔다.
 
SBS '왕의 여자'에서는 광기 어린 광해군, MBC '뉴하트'에서는 꼴통으로 평가받지만 일념하나로 최고가 되는 의사, '로열패밀리'에서는 정의와 맞서는 재벌가의 변호사, SBS '보스를 지켜라'에서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재벌2세, '대풍수'에서는 명민하면서도 능청스러운 고려시대 학자 등 그의 필모그래피는 다양하고 화려하다.
 
조민혁은 이 다양한 경험을 총체적으로 집대성한 지성이 이룬 열매다.
 
부드러운 인상에 듣기 좋은 발성과 목소리를 가진 지성은 그 이미지만 갖고 있었어도 CF스타가 되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는 좋은 배우로서 갖춰야할 연기 폭을 잊지 않았고, 결국 무시무시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올해 KBS2 미니시리즈는 '학교2013', '직장의 신', '굿닥터 등 다수의 작품이 신드롬을 일으키며 웃음을 이어갔다. 그만큼 오는 12월 KBS '연기대상'에는 이종석, 김우빈, 김혜수, 주원, 지성, 황정음  등 쟁쟁한 후보들이 즐비하다. 이들이 연기한 캐릭터들 모두 매력적이지만 조민혁이 가장 난해한 캐릭터임은 반박하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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