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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리는 대형IB)④삼성증권, "기업 자산유동화시장 주력"
2013-08-29 09:00:00 2013-08-29 10:45:49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29일 개정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시행으로 금융투자업계에 커다란 변화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추구하는 변화의 핵심은 ‘차별화’와 ‘독창성’이다. 전통적인 투자은행(IB) 업무보다는 그들만의 색깔이 고스란히 드러난 업무가 강조될 것이란 점에서다. 뉴스토마토는 자본금 3조원 이상의 국내 5개 증권사의 대형 IB 시장 선도를 위한 핵심 아이콘과 비전을 진단해본다.(편집자 주)
  
삼성증권(016360)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그룹사인 삼성그룹에 속해 있기 때문. 특히, 자산관리 영업을 통해 국내 최고의 증권사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반면, 투자은행(IB)에서의 경쟁력은 자산관리 영업에 비해 다소 부진하다는 진단이다. 최근 증권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진행한 해외시장 공략에서도 한 발 뒤로 물러선 것도 이 때문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29일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IB사업부문에서도 적극적으로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證, 자산관리 인프라 활용..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
 
삼성증권이 현재의 위치에 올라서게 된 터닝포인트에는 강력한 자산관리 영업이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지난 회계연도에 연결기준 전년대비 9.4% 감소한 1743억원의 단기순이익 기록했다. 증권업계 전체의 순이익이 반 토막 난 상황을 감안할 때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증권의 자산관리 수수료 매출은 323억원으로 다른 중소형 증권사의 영업이익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IB 관련 수익은 295억원으로 경쟁사인 우리투자증권(005940)(389억원)보다는 떨어진다. 올해 상반기(1월~6월)까지 IB 관련 수익도 151억원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삼섬증권은 IB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난 7월 조직개편 과정에서 IB본부를 새로 정비했다. 상품 라인을 유지하면서 IB 인력을 줄였다.
 
특히, IB 조직 정비와 함께 국내 최초로 자산관리 부문에 진출해 쌓은 자산관리 인프라를 IB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리테일에서 담당하는 고객(중소기업 최고경영자 등)의 자금조달 문제를 IB본부와 연계비즈니스로 시너지를 낸다는 것.
 
삼성증권 관계자는 "삼성증권 IB사업본부의 강점은 토탈 솔류션 프로바이더(Total Solution Provider)"라며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기업금융(DCM) 등 전 영역에 걸쳐 최고 인력들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 자산유동화시장'에 주력.. 인력·조직자원 집중
 
최근 개정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이 오는 29일부터 시행되면서 자본금 3조원 이상인 국내 대형 증권사들도 기업대출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은 최근 기업대출 업무를 주도할 신사업팀을 신설하고, 은행권과의 직접적 경쟁을 피하는 대신 기업의 인수·합병(M&A) 자금 제공 등 기업 수요에 맞춰 다양한 틈새상품 발굴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하반기 IB업계는 증시 침체와 금리 상승으로 IB의 전통적 먹거리인 주식자본시장과 채권자본시장 부문의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증권은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기업 자산유동화 등 대체투자 관련 부문에 인력과 조직자원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기업 일반대출을 통해 수익원을 다양화하고, 고객 네트워크 추가 확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권 대출 가운데 신용도가 낮은 대기업이나 규모가 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삼고, 성장성이 높은 중소·벤처기업 발굴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도 자산유동화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삼성증권은 이미 올해 초부터 기업자산 유동화 시장 확대에 대비해 적극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우량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리테일 연계 영업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업고객의 최고경영자(CEO)와 최대주주의 지분을 유치해 우수고객을 확충하고, 비상장주식 장외매매 거래를 통해 당사 거액 고객 등 리테일 고객에게 차별화 된 투자기회 제공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M&A, '크로스보더 딜' 집중.. 로스차일드와 관계 강화
 
삼성증권은 지난 2009년 '아시아 톱 IB'를 선언하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지만, '실적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 가운데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지난 2010년부터 2011년 사이 1000억원대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
 
홍콩법인의 부진이 계속되자 삼성증권은 지난해 홍콩법인 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한국 주식 세일즈를 강화하는 등 수익성 중심으로 재편했다.
 
이처럼 삼성증권은 외환위기 이후 비싼 수업료와 함께 홍콩법인 구조조정까지 겪으면서 터득한 노하우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로스차일드( Rothschild)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크로스보더 딜(Cross-border Deal)'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로스차일드와의 제휴를 통해 이미 여러 건의 크로스보더 딜을 성공시키며 경쟁력을 쌓고 있다.
 
지난 2011년 9월 대우인터내셔널(047050)의 쇼군본드(일본에서 해외기업이 발행하는 비 엔화표시 채권)를 국내 최초로 발행했다. 이어 인도 마힌드라의 쌍용차(003620) 인수와 동서발전의 자메이카 발전소 인수, 독일 GST사의 성공적 국내 매각 등 다양한 크로스보더 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우리는 NHN(035420)의 일본기업 라이브도어 인수, 한국동서발전의 미국 발전소 인수, 인도 마힌드라의 쌍용차 인수 등 여러건의 크로스보더 딜을 성공시켜 외국인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향후에도 해외 IB 중 M&A 부문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로스차일드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삼성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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