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열차를 갈아타지 않고도 환승할 수 있다면?
열차를 뗐다 붙일 수 있는 '스마트 열차분리결합기술'이 개발될 경우 현재 평균 10분 이상 걸리는 환승의 번거로움 없이 열차를 더욱 편리하게 갈아탈 수 있게 된다.
이용객 수가 적은 수도권 외곽 지선 구간에도 열차를 더 자주 운행할 수 있게 돼 열차의 공공성도 강화된다.
이강미 철도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스마트 열차분리결합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이 같은 이론을 밝혔다.
지난 21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비 절감 방안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의 특별세션은 현재 철도연이 개발하고 있는 열차분리결합기술을 소개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스마트 열차분리결합기술 시뮬레이션(자료=철도기술연구원)
◇"이용자 53%, 1회 이상 환승..평균 환승시간 10분"
이 연구원은 "철도의 낮은 접근성, 긴 대기시간과 배차간격 등이 철도를 기피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지적했다.열차를 환승하는 빈도는 높은 반면 환승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이 2011년 11월 노선별 승하차 기록을 분석한 결과 열차 이용자의 53%가 1회 이상 환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환승시간은 약 10분에 달한다.
본선과 지선의 양극화 문제도 지적됐다. 이 연구원이 경부선 광역철도 운행실적을 분석한 결과 하루 평균 열차 운행횟수는 본선이 230회, 지선이 40회로 4배 이상 차이가 발생했다. 평균 배차간격은 본선 4분30초, 지선 28분24초로 25분 이상 벌어졌다.
하지만 열차를 자동으로 분리결합해 교통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행하는 스마트 열차분리결합기술을 적용하면 도시 구석구석까지 동일한 운행빈도로 환승 없이 열차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일본·영국 등 교통선진국은 적극 활용 중"
철도의 대중교통 분담률이 높은 유럽, 일본 등은 이미 이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본은 나리타 공항에서 토교, 시나가와, 요코하마 등 주요도시로 연결하는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분리결합 방식으로 운행한다.
나리타 공항에서 출발해 도쿄에서 1번, 신주쿠에서 1번 분리해 세 곳의 서로 다른 목적지로 운행할 수 있는 것. 결합시간 6분, 분리시간 4분이 걸린다.
영국 Electrostar 375 모델도 분리결합이 가능하다. 하루 약 60회 운행하며 '브리티시 트레인'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이 열차는 결합시간 5분, 분리시간 4분으로 런던에서 영국 서남부와 서북부를 연결하는 노선에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일본 나리타 익스프레스(왼쪽), 영국 Electrostar 375(오른쪽)(자료=철도기술연구원)
덴마크도 수도 코펜하겐과 인근 도시를 연결하는 간설철도에 동일한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데, 분리결합 부위에 충격완충 장치를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독일 S-Bahn과 ICE도 분리결합 노선을 운행한다. 특히 이 중 S-Bahn은 분리와 결합을 각각 2분 내에 할 수 있다.
◇원천기술, 부품확보 '과제'..신안산선 적용 시 대기시간 '절반'
한국 철도에도 분리결합기술을 적용한 사례가 있지만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어 한계점이 많다. 서울에서 익산, 목포, 여수로 운행하는 'KTX 산천'으로 익산에서 여수와 목포 방향으로 갈라질 때 열차를 분리결합한다.
하지만 결합시간 10분, 분리시간 6분이 걸리는데다 수동 버튼 조작으로 절차가 복잡해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이 연구원은 "핵심 제어·부품 기술을 100% 국외에 의존하고 있어 원천기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분리결합 절차를 자동화해 인적 오류를 줄이는 방안도 연구 과제로 제시됐다.
스마트 열차분리결합기술을 실제 운행 중인 도시철도에 적용하면 얼마나 편리해질까. 이 연구원은 서울역에서 광명을 거쳐 송산, 중앙 방향으로 갈라지는 신안산선에 적용한 사례를 분석했다.
◇스마트 철도분리결합기술을 신안산선에 적용한 사례(자료=철도기술연구원)
이용객 수가 많은 서울역~광명 구간은 열차를 결합해 운행하다 광명에서 열차를 분리해 각각 송산, 중앙 방향으로 나눠 보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대기시간이 최소 1분30초(상행)에서 최대 4분30초(하행)으로 50% 가량 줄어든다. 이에 따라 하루 평균 이용객 수도 3600~4400명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원은 "스마트 열차분리결합기술을 적용하면 이용자가 더 가까이, 자주, 빠르게 철도교통을 이용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운영자도 철도 인프라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철도교통의 공공성도 강화된다"며 "이용자 불편, 철도운영의 비효율성, 공공투자 감소의 악순환을 선순환구조로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