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가에게 듣는다)`부채`도 자산, 관리만이 살길
②박정림 국민은행 WM사업본부장 "없을수록 빨리..전 생애 관리돼야"
2013-05-16 17:34:01 2013-05-16 17:36:45
[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지금까지 자산관리는 돈 많은 사람들의 자산을 얼마나 더 많이 불려줄 것인가의 개념이었어요. 하지만 이제 자산관리 대상의 범위가 더 밑으로 내려가야 해요. 고객 모두가 대상이 돼야 하는 거죠. 돈이 없는 사람일수록 빨리 모아야 하잖아요.”
 
15일 여의도 국민은행 세우빌딩에서 만난 박정림 웰스매니지먼트(WM)본부장의 요지는 명확했다.
 
지금껏 자산관리를 부자들의 전유물로만 여겼다면 이제는 은행과 고객 모두 자산관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것.
 
지난해부터 WM본부를 이끌고 있는 박정림 본부장은 금융권의 몇 안 되는 여성 본부장이다.
 
◇빚 밖에 없어도 자산관리 필요
 
이젠 봄이 없어지는 것 같다며 점점 더워질 날씨에 기자의 건강을 염려하며 맞이해주는 그는 천상 ‘여자’였지만 업무 이야기가 시작되자 똑 소리 나게 답변을 이어가는 모습이 국민은행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열정 넘치는 본부장이었다.
 
박 본부장은 “여유 있는 사람들의 자산을 어떻게 운용하는가도 중요하지만 자산이 대출밖에 없는 사람들의 재무관리도 중요하다”며 “빚 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자산관리는 어떻게 하면 이자가 저렴한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지, 어떤 대출부터 갚아야 하는지와 같은 대출에 대한 컨설팅”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이 고액 자산가부터 부채 밖에 자산이 없는 사람까지 모든 고객을 자산관리 대상으로 삼는 이유다.
 
국민은행은 자산관리 대상을 소수의 고액자산가, 대중적 부유층(Mass Affluent), 3000만원 이상 자산 보유자, 행복청진기 대상자로 구분해 단계별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 중으로, 국민은행 고객이라면 전국 1200개 지점 창구에서 무료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고객의 자산을 진단해 재무상황에 가장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스타플랜’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본부장은 “스타플랜 시스템은 고객 위험성향에 맞게 포트폴리오 짜주는 것”이라며 “고객의 위험성향을 분석해 원하는 기대수익률에 따라 예금, 펀드 등의 비중을 조정해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무료로 상담한다”고 설명했다.
 
◇"5년내 자문수수료 시장 활성화될 것"
 
자산관리 자문을 통한 수익여부를 묻자 박 본부장은 “우리나라는 고객들이 자문수수료를 낸다는 것에 매우 큰 거부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홍콩의 경우 1년 동안 자산의 1% 정도를 자문수수료로 내고 금융자문과 관련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받는 것이 활성화 돼 있어요. 금융상품은 물론 부동산 관련 정보도 받고 좋은 상품이 있으면 금융회사에서 알아서 운용도 해주죠.”
 
그는 “은행은 상품판매 수수료와 자문서비스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며 “언젠가는 자문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박 본부장은 향후 5년내 자문수수료 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을 낙관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요즘은 언제 되냐 싶던 게 되기 시작하면 굉장히 빨리 되더라”며 “고객이 만족할 만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 ‘스타 테이블’ 시행 이후 3000만원 이상 수신 자산 보유자들의 자산관리 서비스 이용이 확대되고 있다. 과거 PB센터가 주로 담당하는 5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 지점에서 VIP로 관리하는 1억원 이상 자산가들에게만 집중되던 자산관리 서비스가 중산층 고객들에게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WM사업부는 재무서비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재무적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올 하반기부터 시행될 가칭 ‘스타테이블 아카데미’다. 스타테이블 아카데미는 이달 말 종료되는 ‘스타아우름 서비스’를 대신해 한층 강화된 컨텐츠를 바탕으로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박 본부장은 “스타테이블 아카데미는 문화예술, 여행, 건강, 부동산 등에 대한 강의 프로그램 위주로 진행될 것”이라며 “먼저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한 강좌에 약 30명 인원으로 다양한 강의나 여행 프로그램 등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퇴자는 물론 20~30대 고객 자산관리도 중요..`W-스타`에 관심가지길
 
국민은행은 50대 이후의 은퇴자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이 같은 비재무적 서비스 제공과 더불어 20~30대 젊은 고객들의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W-스타(star)라고 들어보셨어요?”
 
박정림 본부장은 “자산관리는 은퇴를 앞둔 중장년뿐만 아니라 젊은 층도 반드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최근 젊은 층의 성향을 분석해 얻은 5가지 특징을 정리한 것이 W-Star”라고 소개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에 관심이 많고 특별한 관리(Special care)를 원하며 금융기관과의 신뢰(Trust)를 중시하고 적극적인 반응(Active response)을 요구하며 은퇴에 대한 높은 관심(interest in Retirement)을 보인다는 점에 착안, W-Star로 정의되는 젊은 층을 잡기 위한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박 본부장은 “현재 젊은 층 자산관리를 위해 몇 개 지점에 시범적으로 전담창구를 만들고 있다”며 “조만간 W스타 고객층 전담 자산관리 서비스가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젊은 층 고객 관리를 강화하는 이유는 젊은 시절부터 효율적인 자산관리를 통해 은퇴 이후까지 이들과의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박정림 본부장은 “대학생 때부터 우리 고객이었던 락스타 고객들이 30~40대 W스타 고객이 되고 이들의 자산관리를 통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계층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재무관리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 8일부터는 셀프 재무진단 프로그램인 ‘행복청진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터넷 뱅킹이나 모바일 앱, 영업장 컴퓨터 등을 통해 자가 재무진단을 할 수 있다.
 
부채, 현금흐름, 은퇴, 종합재무진단 4가지 항목을 진단하면 국민은행이 제시하는 해법을 확인할 수 있다. 부채가 많은 고객의 경우 근로소득 대비 부채의 적정성 등을 파악하고 재무 상황에 따라 바꿔드림론 등 서민금융 대출상품의 이용가능 여부도 제시된다.
 
박 본부장은 ”행복청진기는 자산관리 영역을 서민들까지 넓혀서 진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상담을 원하는 고객들은 진단 내용을 토대로 영업점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국민은행의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로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전 생애 맞춤형 서비스’와 ‘종합관리’를 꼽았다.
 
“국민은행은 자산 제로부터 고자산가까지 단계별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고, 젊은 락스타 고객을 W스타 고객으로 끌어올려 VIP고객이 될 수 있도록 전 생애 자산관리를 하고 있지요. 또 금융자산 뿐만 아니라 부동산 자산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진정한 의미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잖아요. 우리만큼 체계적으로 자산관리가 이뤄지는 곳이 또 있을까요?”
 
◇금융자산+부동산자산, 체계적 관리 "KB만한 곳 있나요?"
 
박정림 본부장은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반문하며 말을 이어갔다.
 
“국민은행의 부동산 정보 사이트는 유명하잖아요. 페이지뷰로 보면 국내 1, 2위 포털사이트 다음으로 많은 페이지뷰를 기록한 것이 국민은행 부동산 114에요. 작년에 부동산 알리지(R-easy)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로 KB인터넷 사이트에 매물정보, 수익형 부동산 분석 자료, 시세 조사. 분양 물건 등 다양한 정보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어요.”
 
그는 국민은행이 민간 주택통계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그간의 노력들을 설명했다.
 
“얼마 전에는 부동산 관련 신규지수도 개발했어요. 그 중에 하나가 KB부동산 R-easy 전망지수인데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비슷한 개념이에요. 3개월 이후 주택가격 변화 예상치를 토대로 주택시장에 대한 경기 체감지수죠. 민간 주택통계기관으로서 지금까지 발표하지 않았던 다양한 지수를 개발해서 발표하려고 해요.”
 
박 본부장은 부동산 알리지 서비스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WM본부의 목표를 분명히 밝혔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산의 80%가 부동산인데 부동산 분야에 탁월하지 않으면 종합적인 자산관리란 불가능하잖아요. 주택통계가 중요한 이유죠. 차별화 된 통계지수를 개발해서 시장에서 우뚝 설 거예요,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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