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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NC, '그들만의 리그' 언제까지?
2013-05-14 08:21:59 2013-05-14 08:24:57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 간에 진행되는 '그들만의 리그'가 점점 고착화되고 있다. 이미 7위 이상 구단과의 격차가 4게임 이상인 상황에서 한화와 NC는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고, 7위로 한발짝 도약하기 이전에 8위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대결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올시즌 전체 경기의 4분의 1가량 치른 현재 양팀 전적은 '30전 8승1무21패'로 똑같다. 또한 13일 현재 7위 팀과는 4.5게임차로, 4위 팀과는 8.5게임차로 양팀과 다른 팀과의 승차는 상당히 크다. '그들만의 리그'가 단시간에 끝나기 어려운 이유다.
 
그렇다면 앞으로 NC와 한화 중에서 어느 팀이 상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인가? 야구가 '만약'이란 표현을 쓰기 어려운 '각본없는 드라마'라는 점은 만고 불변의 진리이긴 하지만, 그동안 양팀 행적과 앞으로의 일정을 보면 짐작은 가능하다.
 
◇서로간의 상대 전적을 빼면?
 
한화와 NC의 13일 현재 성적은 '30전 8승1무21패'로 동일하다. 승률은 2할7푼6리로 상위권 4개 구단의 절반에도 다다르지 못했다.
 
다만 상대 전적을 빼고 봤을 경우의 결과는 다르다. 올해 양팀은 모두 6경기(4.16~4.18, 5.7~5.9)를 치렀고 한화가 5승1패로 우위에 서있다.
 
서로간이 아닌 여타의 팀과 치른 경기 성적은 NC가 우세하다. 한화는 NC전을 빼면 '24전 3승1무20패(승률 1할3푼)'이지만, NC는 한화전을 제외하면 '24전 7승1무16패(승률 3할4리)'다. 비약을 살짝 섞으면 만약 한화는 NC가 없다면 압도적 꼴찌를 점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서로를 제외한 다른 팀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던 경우를 보면 한화는 두산(4.21 1-0 승), 롯데(4.30 3-9 승), SK(5.3 1-5 승)와의 경기를 이겼다.
 
NC는 LG(4.1 4-1 승, 4.30 1-2 승, 5.1 6-7 승, 5.2 1-8 승), SK(4.13 1-4승, 4.14 3-4 승), 두산(5.12 17-5 승)와의 대결에서 웃음지었다,
 
한화는 NC를 집중 공략해 승리를 거뒀고, NC는 LG와의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경우가 많았다.
 
◇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4월16일 2013시즌 처음 승리를 거둔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이글스)
 
◇앞으로의 경기 일정을 보면
 
한화와 NC는 이번달 말일(31일)부터 3일동안 대전에서 맞대결을 펼치며, 30일까지 양팀은 모두 휴식기 없이 15경기(주중 3연전 3회, 주말 3회전 2회)를 앞뒀다. 우천 등의 이유로 취소되는 경기가 없을 경우, 현재 동일한 성적을 기록한 양팀이 다시 만날 때까지 치르는 경기의 횟수는 같다.
 
다만 지금까지 전적을 놓고 보면 한화에 비해 NC의 일정이 유리하게 보인다.
 
한화가 NC와 다시 대결하기 이전까지 만날 팀은 넥센(5.14~16·원정), 두산(5.17~19·홈), KIA(5.21~23·원정), 삼성(5.24~26·홈), LG(5.28~30·원정)이다. 마지막 만나는 LG를 빼면 연이어 1~4위 구단과 붙게 된다. LG와의 대결에서 뽑아낸 점수는 고작 2점으로 내준 점수인 19점에 비해 많다.
 
NC와 한화와 31일에 겨루기 전까지 만날 팀은 롯데(5.14~16·원정), 삼성(5.17~19·홈), SK(5.21~23·원정), KIA(5.24~26·원정), 넥센(5.28~30·홈)이다. 모두 4차례 이겨 우세한 결과를 기록한 LG와의 경기는 없지만, 창단 첫 위닝 시리즈를 경험할 당시 상대 팀인 SK를 비롯한 중위권 구단과의 대결이 눈에 띈다.
 
◇'비축해둔 체력' 한화 vs. '살아나는 전력' NC
 
지금까지 치렀던 경기의 결과치와 변하기 어려운 앞으로의 조건만 살피면 한화보다 NC가 다소 유리하다.
 
게다가 NC는 타점이 늘고 수비도 함께 안정되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NC의 이번달 성적은 4승4패, 경기당 평균 타점 5.42점, 팀타율 2할5푼4리이며, 실책은 고작 1개다. 지난달 30일까지 4승1무17패의 성적으로 실책을 27개나 저지른 팀에서 환골탈태한 것이다.
 
지난 12일 두산과 붙은 경기는 최근 NC의 안정된 팀전력이 극대화된 경기다. 이날 경기는 NC의 3번타자와 4번타자인 나성범과 이호준이 각각 5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과 4타수 3안타 5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친 가운데 17점을 내면서 크게 승리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최근 "5월에 마운드에서 거침없이 던져주고 6월에 조금 더 경험을 쌓으면 팀 성적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바람을 내비쳤다. 두산을 2위까지 이끌며 '명장'으로 호평받던 김 감독의 희망이 원만히 실현될 수 있을지에 야구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화 또한 유리한 요소가 분명 있다. 김태균을 받쳐줄 거포인 최진행의 타격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진행은 이번달 들어 8경기에 나서 3할9푼3리의 높은 타율로 호쾌하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이번달 전까지 터지지 않던 홈런도 지난 2일 처음 터뜨린 이후 5일과 8일의 홈런을 더해서 3개로 늘렸다.
 
최진행의 부활은 김태균에만 타격을 의존하던 한화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거포형 타자인 최진행은 3안타를 몰아쳤던 경기도 두 차례나 있다. 정교한 중·장거리 타격을 펼치는 김태균과 조화를 이루면 중심타선의 부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한화는 월요일을 포함해 지난 4일간 연속 휴식을 취했다. 최근 NC와의 대결을 2승1패의 위닝 시리즈로 가져간 이후의 휴식으로, 기본 체력을 충분히 비축한 점은 한화에게 여러모로 유리하다.
 
점점 치열해져가는 한화·NC의 탈꼴찌 경쟁과 부활이 당초 '리그의 수준은 물론 야구를 보는 재미까지도 떨어뜨린다'는 그동안 세간의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킬지 주목된다.
 
◇NC다이노스 투타의 핵심인 이태양(왼쪽)과 나성범. (사진제공=NC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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